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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건설사업 ‘총사업비 관리’ 10년 만에 개편…AI 등 기술 반영시 자율조정 허용

총사업비 관리제도 개선안 11월부터 시행 예정
스마트 건설기술 지원해 공공이 신산업 성장 견인
타당성 재조사 및 수요예측재조사 절차도 정비

사진은 건설현장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대규모 공공 건설사업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총사업비 관리제도를 10년 만에 전면 개편한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도입 시 자율적인 예산 조정이 가능해지고, 절차 간소화와 감리비 산정 방식 개선을 통해 사업 추진 속도와 현장 안전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총사업비 관리제도 개선 방안’을 연내 시행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기재부는 그간 총사업비 관리를 통해 비용절감 중심의 지출 효율성 확보에 주력해왔으나, 대규모 재정사업에서 사업계획 변경 수요가 늘고 기술 반영과 안전성 강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제도 전면 재정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선안은 ▷신기술 창출·확산 기반 강화 ▷안전성 강화 및 신속한 사업추진 지원 ▷총사업비 관리 실효성 강화 ▷절차 간소화를 비롯한 제도 합리화 등 4대 방향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우선 공공 건설사업에 인공지능(AI), 건설정보모델링(BIM),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등 스마트 건설기술을 활용할 경우,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범위 내에서 총사업비 자율조정이 허용된다.

기존에는 신기술을 도입할 때마다 설계 변경에 따른 총사업비 조정 협의가 필요했지만, 앞으로는 각 부처가 일정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재정사업이 AI 등 신산업의 성장 기반을 확충하는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술제안사업은 총사업비 변동이 없을 때는 공종별 관리 의무를 면제해, 민간의 전문성과 기술우위를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간사업자나 지자체가 부속시설을 수익 창출 시설로 전액 투자·운영하는 경우에는 해당 시설을 총사업비 산정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명확히 했다.

대형 공사 감리비 산정 방식도 현장 여건에 맞게 손질된다. 지금까지는 총사업비 기준으로 감리비를 일괄 산정했으나, 앞으로는 실제 시공 단위인 공구별로 감리비를 산정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발주기관의 귀책 사유로 감리기간이 연장될 경우에는 직접 인건비와 경비 등 실소요비용 전액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설계기간이 발주기관 사유로 늘어나면 설계대가에 물가상승분을 반영하고 중단 기간 동안 발생한 실비를 보전하도록 했다.

또 조달청의 설계 적정성 검토 절차에서 공사기간의 적정성까지 함께 평가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시공 단계에서의 공기 부족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 현장 안전성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사업 절차의 신속성 제고를 위해 타당성 재조사(타재)와 수요예측재조사 제도도 합리화한다.

요구 금액이 500억원 미만인 사업은 타재 의무를 면제하고, 공사비가 표준공사비보다 낮고 사업의 경제성과 타당성이 명확할 때는 타재를 생략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한다.

아울러 타재·사업재조사(사재)와 수요예측재조사 사이의 중복 절차를 통합해 행정부담을 줄이고 사업 속도를 높인다. 이미 상당한 매몰 비용이 발생했거나 재해예방·복구 등 긴급 추진이 필요한 사업은 5년 경과 후 자동으로 시행되는 수요예측재조사를 생략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한다.

총사업비 관리의 실효성도 강화된다. 단계적 설계 사업에는 ‘통합설계 원칙’을 도입하는 한편 타당성 재조사 시에는 유사 사업의 설계비를 참조해 총사업비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정보시스템 구축 이후 발생하는 추가 기능 개발이나 보완 사업은 별도의 신규사업으로 추진하도록 제도를 정비한다. 일괄입찰사업과 기술제안입찰사업의 총사업비 관리 절차도 명확히 규정된다.

총사업비 관리 절차를 간소화해 행정부담을 줄이고 사업 집행 효율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된다. 낙찰차액 감액 조정 주기는 기존 30일에서 분기별 말일까지로 연장하고, 지침 위반 시 자진 신고 시 페널티를 감경받을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해 기관의 자율적 정비를 유도한다.

조달수수료나 안전가시설 비용을 자율조정 항목에 추가하고, 공공기관이 직접 수행하는 보상 업무도 간접보상비로 인정하도록 제도를 보완한다.

기재부는 “공공 건설사업이 건설업 전반의 성장을 위한 마중물이자 신기술 개발과 확산을 촉진하는 테스트베드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번 개선방안에 따라 총사업비 관리지침 개정안을 마련하고 관련 절차를 이행한 후 올해 안에 개정 지침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