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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의 중소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는 묘한 정적이 흐른다. 팔겠다는 사람은 60대, 사고 싶다는 사람은 30대다. 양쪽 모두 진심이지만, 막상 마주 앉으면 거래는 좀처럼 성사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히 가격이 맞지 않아서가 아니다. 문제는 세대 간 간극에 있다.
매각을 준비하는 오너의 입장을 먼저 살펴보자. 대부분 30년 넘게 한 업종에 몸담으며, 회사의 모든 것을 손수 일궈온 사람들이다. 고객도, 거래처도, 기술도 모두 그 오너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들은 말한다. “내가 발로 뛰어서 만든 회사입니다.” 그러나 매수자가 보는 시각은 다르다.
그들은 묻는다. “대표가 빠져도 이 회사가 돌아갑니까?” 혹은 “시스템은 문서화되어 있나요?”라고 하거나 “매출이 대표 개인에 의존돼 있진 않습니까?” 등에 대해 질문한다. 이 질문 앞에서 많은 회사들이 멈춘다. 이익보다 구조가, 매출보다 지속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통계로 보면 이 간극은 훨씬 더 선명하다. 국내 중소기업 대표의 평균 연령은 60대 이상이 전체의 30.4%, 50대 이상으로 보면 58.2%에 육박한다. 기업의 인력 구조만 보아도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지난 2023년 기준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 수의 99.9%, 고용의 80.4%를 차지하지만 이 거대한 생태계의 중심에는 여전히 1세대 오너가 자리하고 있다. 결국 시장이 멈춘 이유는 자본이 아니라 세대다. 퇴장을 준비하는 세대는 ‘경험’을 말하고, 진입을 준비하는 세대는 ‘시스템’을 이야기한다. 한쪽은 감으로 경영했고, 다른 한쪽은 데이터로 판단한다. 하나는 관계를 믿고, 다른 하나는 구조를 믿는다. 서로 틀린 건 없지만, 언어가 다르다. 그래서 한국의 M&A 시장은 지금, 세대 간 대화가 끊긴 시장이다.
그러나 이 세대차가 위기만은 아니다. 오히려 한국형 M&A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젊은 인수세대는 기술과 효율을, 기성세대는 경험과 산업적 통찰을 갖고 있다. 이 둘이 연결될 때, M&A는 단순한 소유 이전이 아닌 리빌딩의 과정이 된다. 팔아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주체에 의해 다시 설계되는 기업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앞으로의 한국형 M&A가 가야 할 방향이다. 결국 M&A는 기업을 사고파는 일이 아니라, 세대를 잇는 일이다. 60대가 쌓아온 경험 위에 30대의 전략이 더해질 때, 한국의 산업은 한 단계 진화할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M&A 시장의 진짜 병목은 세대교체다. 하지만 그 세대교체가, 시장을 다시 움직이게 할 것”이라고. 지금이야말로 한국 중소기업 M&A 시장이 다시 숨 쉴 때다. 퇴장을 고민하는 세대와 진입을 준비하는 세대가 서로의 언어로 대화하기 시작할 때, M&A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다음 세대를 잇는 전략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