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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현장 퍼스트 리더 전면에…장용호·곽노정式 실행형 인사 강화

인사 키워드 ‘문제해결형 리더’
기획통보다 현장중심 인재 중용
SK 실행형 리더 체제로 재편

장용호(왼쪽) SK(주)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SK그룹이 30일 발표한 2026년 사장단 인사를 통해 ‘현장 중심·문제 해결형 리더’ 발굴이라는 인사 방향을 분명히 했다. 과거 기획·재무통 중심으로 구성되던 사장단 인적 풀이 ‘현장 퍼스트(First)’와 문제 해결형 리더들로 대거 채워진 것이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제2의 장용호, 곽노정을 찾아 전진 배치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 연임이 확정된 장용호 SK㈜ 사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내부에서 ‘성과로 말하는 조용한 리더십’의 대명사로 꼽힌다. 두 사람 모두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성과를 만들어내는 대표적 실행형 인재로 평가된다. 특히 두 사장은 SK그룹의 양대 축인 반도체와 에너지 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며, SK가 ‘현장과 기술 기반 기업’으로 진화하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장용호 사장은 ‘현장 중심’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반도체용 웨이퍼 전문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의 내실을 다지고 기업가치를 제고한 리더로 평가받는다. 그가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2020년 실트론의 매출액은 1조7006억원, 영업이익은 2494억원 수준이었으나, 3년 만인 2023년에는 각각 2조256억원, 2806억원으로 성장했다. SK 관계자는 “장 사장은 실트론 사장 재임 당시 서울 본사가 아닌 구미 생산현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생산공정 혁신과 운영 최적화를 직접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런 현장 중심 리더십을 기반으로 장 사장은 2024년 SK㈜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반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주도했고, 올해에는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겸임하며 회사 전반의 수익성 개선과 재무안정성 강화 등 체질 전환을 이끌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1994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했고, DRAM공정3팀 팀장부터 미래기술연구원 상무, 제조·기술담당 부사장 등을 거쳤다. 오랜 기간 생산 현장을 지킨 곽 사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AI 시대 HBM(고대역폭메모리) 성공신화를 쓰며 시총 400조 기업으로 도약했다.

특히 곽 사장의 재임기간 SK하이닉의 실적 성장은 두드러진다. 2022년 매출액 약 44조6000억원, 영업이익 약 6조8000억원이던 회사는 지난해 매출 66조2000억원, 영업이익 23조4000억원대로 실적이 급성장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에만 영업이익 11조3834억원, 영업이익률 47%라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으며 시총 역시 지난 30일 413조원을 달성하는 등 거침없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곽노정 사장은 사장 부임 후 글로벌 생산라인 효율화, 협력사 네트워크 개선 등 ‘현장 퍼스트’ 경영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 공정 최적화와 인재 육성을 병행하며 “현장 없이는 혁신도 없다”는 철학을 꾸준히 강조해온 것이다. 그는 지난 8월 열린 이천포럼 당시 SK그룹 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불과 20여 년 전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사무실 형광등과 사내 식당 반찬을 하나씩 빼야 했으며 모든 구성원이 강제로 무급휴가를 가야했고 수석급 이상은 월급의 10%을 반납해야했던 회사”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성장을 이끈 끝없는 개선과 혁신을 강조했다.

SK 관계자는 “장용호 사장과 곽노정 사장은 화려한 언변보다 실질적 성과로 말하는 리더”라며 “이들이 바로 SK가 원하는 ‘차세대 리더 DNA’의 표본”이라고 말했다. 급변하는 대외 환경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기술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문제 해결 중심의 리더십이 어느 떄보다 중요하며, 장 사장과 곽 사장은 그룹 내에서도 롤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용호·곽노정식 리더’를 발굴하겠다는 SK그룹의 인사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선제적인 사업 재편으로 안정적 기반을 다진 SK그룹이, 현장 중심과 기술 기반의 CEO들을 전면에 내세워 ‘AI 시대의 기술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