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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엔비디아, GPU 수십만장 공급 ‘경주 빅딜’

李대통령·젠슨 황 31일 첫 만남
젠슨 황 “중요한 발표할 것” 예고
“삼성·SK·현대차·네이버에 공급”
GPU 안정적 확보…신사업 탄력

삼성전자를 비롯해 SK, 현대차, 네이버 등 국내 주요기업들이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파트너십을 ‘동맹’ 수준으로 격상한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방한을 계기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십만장 공급하는 ‘경주 빅딜’이 나올 전망이다. ▶관련기사 4면

전날(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5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황 CEO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지포스(GeForce)’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내일 중요한 발표(big announcement)를 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 놀라운 일을 할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또한 “한국에 아주 좋은 소식을 갖고 왔다. 그 소식은 AI, 로보틱스와 관련된 것”이라고 힌트를 던졌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도 엔비디아의 GPU를 사려고 줄을 서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은 이번 ‘빅딜’로 GPU를 빠르게 확보하게 돼 AI 신사업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엔비디아가 1999년 게임용 그래픽카드로 내놓은 GPU는 현재 ‘AI 시대의 총알’로 불린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뛰어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필수 자원으로 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고성능 GPU를 최소 5만장 이상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의 구형 GPU인 ‘호퍼’ 기반 H100은 1장당 가격이 약 5500만원 수준이다. 최신 GPU인 ‘블랙웰 기반’의 B100은 약 7000만원이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로 직격탄을 맞자 수익성 확보를 위해 GPU 가격을 10~25% 인상하기도 했다.

고가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GPU에 주문이 몰리는 것은 아직 엔비디아 제품을 대체할 만한 고성능 AI 가속기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들과 학교, 연구소는 비싼 가격 탓에 GPU 확보에 애를 먹어 AI 모델 개발에 차질을 빚어 왔다. 그러자 정부는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가경정예산(1조4600억원)과 2026년도 본예산(2조1000억원)으로 GPU 2만5000장을 확보하기로 했다.

우리 기업들로선 이번 ‘경주 빅딜’을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으로 삼아 엔비디아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황 CEO도 경주에 머무르는 동안 “한국의 파트너들과 많이 만나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CEO는 이날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연쇄 회동을 갖는다. 전날 서울 강남에서 ‘치맥 만찬’을 함께 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도 경주로 자리를 옮겨 다시 한 번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간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공급하기 위한 막바지 과정을 밟고 있는 만큼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과의 만남이 높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저전력 D램(LPDDR5X)으로 구성된 AI 서버용 메모리 모듈 ‘소캠(SOCAMM)2’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신제품 ‘루빈 CPX’에 탑재되는 그래픽용 D램(GDDR7) 공급도 노리고 있다.

정의선 회장 역시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 간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경주=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