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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변인도 반한 ‘K-뷰티’…투심 못 따르는 이유는 [투자360]

글로벌 주목에도 뷰티주 3%대 조정
‘실적 레벨업’이 관건
산업 구조 변화 진행중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왼쪽)과 그가 구매를 인증한 한국 화장품들. [로이터, 캐롤라인 래빗 소셜미디어 갈무리]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백악관 대변인의 구매 인증까지 나왔지만, K-뷰티 주가의 반등 힘은 아직 약하다. 글로벌 인지도는 높아졌으나 시장 관심은 반도체·테크 등 다른 섹터에 쏠리며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개인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구입한 국내 화장품 13종 사진을 올렸다. 메디큐브(에이피알), 조선미녀, 메디힐, 브이티, 토리든, 구달(클리오), 브링그린 등 다양한 브랜드 제품이 포함됐다.

이 소식에 K-뷰티 대표 종목들이 반사이익을 얻으며 하루 만에 주가가 반등했다. 전날 에이피알은 전장 대비 6.07%(1만4500원) 오른 25만3500원을 기록했고, 클리오도 0.83% 상승했다. 한국콜마(0.39%), 코스메카코리아(2.30%) 등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도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며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지수 흐름 등을 고려할 때 단기 이벤트에 따른 일시적 반등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에프앤가이드 K-뷰티 지수는 최근 6개월간 21.27% 상승했지만, 최근 3개월 -3.76%, 1개월 -3.69%로 주가 흐름이 꺾이며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지수는 화장품, 피부 미용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집중 투자하며 ▷에이피알(APR) ▷파마리서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스맥스 ▷실리콘투 ▷휴젤 ▷한국콜마 등이 편입돼 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일 보고서를 통해 “시장의 우려와 달리 8월을 저점으로 화장품 수출 데이터가 점진적으로 회복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수급 쏠림으로 차익실현이 이어지며 주가 모멘텀이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10일 수출 통계에서도 회복 흐름이 확인된다. 조업일수를 반영한 한국의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전월 대비 2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향 수출이 돋보였다. 미국향 수출은 전년 대비 51.2%, 전월 대비 49.1% 급증하며 전체 화장품 수출 내 미국 비중이 2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향 수출 역시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다만 김 연구원은 “향후에도 섹터 순환매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단기에 화장품 업계에 우호적인 수급이 유입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업황 대비 주가 반응이 제한적인 이유에 대해 한 증권사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실적이 에이피알을 제외하면 대체로 기대를 밑돌 것으로 보여 경계심이 있다”며 “현재 수급이 반도체·테크 섹터로 쏠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화장품 섹터에 순환매가 유입되려면 실적 레벨업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확정 상호관세 발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8월 관세 이슈 이후 미국향 수출 모멘텀이 다소 흔들렸고, 기대치가 높았던 에이피알·실리콘투는 ‘기대 대비 실적’ 인식에 차익 실현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ODM 업체도 관세 이슈로 9월 중순까지 수주가 다소 주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 쇼핑 시즌은 매출에는 긍정적이지만, 마케팅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인 만큼 수익성이 부담될 수 있다”며 “당분간은 단기적으로 관망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산업 구조 변화도 시장 평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고가 럭셔리 제품 수요가 둔화되고 ‘가성비·효능’ 중심 소비가 강화되면서 브랜드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ODM 비중 확대와 화장품 제조 구조에 대한 소비자 이해도 상승으로 제품 차별화가 쉽지 않아지면서, 품질은 기본값이 되고 마케팅·브랜딩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오 연구원은 “K-뷰티 업체들이 중저가 제품도 충분한 효능을 낼 수 있다는 것을 글로벌 시장에 증명했다”며 “이제 소비자들은 밸류체인을 알고 있기 때문에 마케팅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숏폼 콘텐츠 확산으로 트렌드 변화 속도도 빨라지면서, 화장품뿐 아니라 대부분의 소비재 카테고리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미용 시술 시장 확대로 화장품의 경쟁 지형도 변화하고 있다. 기능성·효능 중심의 더마 화장품이 상대적으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시술이 스킨케어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더마 카테코리 중심의 선별적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