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현장 자금난·이주비 막혀 혼선…“공급 선순환 구조 근본부터 흔들려”
“서울 430개 정비사업, 국토부 관리 불가능…생활권 단일 도시, 자치구별 따로 가면 엇박자”
“서울 430개 정비사업, 국토부 관리 불가능…생활권 단일 도시, 자치구별 따로 가면 엇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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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서울시장이 31일 오후 채널A 뉴스A에 출연, 정부의 부동산 대책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TV 화면 촬영= 박종일 선임기자) |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재개발·재건축 현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또 여당 일각에서 제기한 “서울시의 정비사업 관련 권한을 중앙정부로 이관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국토부가 감당 못할 일”이라며 일축했다.
오 시장은 31일 오후 7시40분부터 진행된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곳곳 현장을 다녀봤는데 걱정이 굉장히 많다”며 “조합 단계에 접어든 사업장은 자금줄이 막히고, 이주비 대출도 사실상 중단돼 사업 추진이 멈춰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조합원 간 신뢰와 자금 흐름이 핵심인데, 이번 대책 이후 ‘나 이 사업 반대야’ 하며 입장이 바뀌는 조합원도 생긴다. 분파가 생기면 갈등이 늘어나고 결국 사업이 지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구축 아파트에 살던 분들이 신축으로 이주하고, 비어 있는 집에 다른 세대가 들어가는 공급의 선순환 생태계가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 그 구조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모두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자체적으로 2031년까지 약 31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과거 평균 18년 6개월 걸리던 정비사업 절차를 12년 수준으로 단축시켜 공급 속도를 높여왔지만, 오 시장은 “막판에 예기치 않은 변수를 만났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서울시가 공급 확대를 위해 일궈온 시스템을 정부가 갑자기 흔들어버리면 현장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 필요한 건 공급 신호의 지속이지, 갑작스러운 규제 강화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울 430개 정비구역, 국토부가 관리 불가능”
앵커가 “일각에서는 서울시 권한을 중앙정부로 가져와야 공급 속도가 빨라진다고 주장한다”고 묻자, 오 시장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서울에만 재개발·재건축 구역이 430개나 된다. 그걸 국토부가 어떻게 관리하겠느냐”며 “서울은 하나의 생활권이고, 도로·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공통인데 자치구별로 따로따로 움직이면 오히려 엇박자가 난다”고도 지적했다.
또 “이미 관행으로 굳어진 제도에는 다 이유가 있다”며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회수하려 들면 부동산 정책에도 이념과 당파성이 개입해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집값 상승은 유동성 탓…정부 돈풀기가 원인”
야당이 “오 시장이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제를 해제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비판한 데 대해, 그는 근거자료를 꺼내 반박했다.
오 시장은 “작년 말과 올 초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완전히 보합세로 내려갔고, 거래량은 3분의 1로 줄었다”며 “오세훈이 정치적 욕심 때문에 규제를 풀었다는 말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했다.
또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을 총괄했던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의 핵심 요인은 과잉 유동성’이라 밝혔다”며 “정부가 돈을 풀면 자산시장으로 유입돼 가격을 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 들어서도 이미 한 번 돈을 풀었고, 내년과 내후년에도 소비쿠폰 등 재정지출을 이어가겠다고 한다”며 “이런 요인이야말로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범이지, 서울시 정책 때문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강버스 문제 없다…만족도 90%”
이날 방송에서 오 시장은 최근 논란이 된 ‘한강버스’ 재운항과 관련해 “정부기관인 한국해양교통공단이 제작 단계부터 안전을 관리했다”며 “한 달간 시범운행하면서 보완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장이 나더라도 택시나 버스처럼 경미한 수준일 것”이라며 “승객 만족도가 86~90%에 이르고 있다. 실제로 타 본 시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명태균 리스크? 죄 지은 만큼 책임질 것”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오 시장은 소위 ‘명태균 리스크’에 대한 질문에도 담담히 답했다.
그는 “죄 지은 만큼 각자 책임질 것”이라며 “국정감사에서 확인된 사실 중에는 ‘연애편지’니 하는 문자들이 결국 저와의 만남을 간청한 내용이었다. 제가 만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했다.
또 “여론조사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그 결과가 저희가 아닌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여의도연구원에 전달됐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대납할 이유가 없다. 이제 수사만 남았다”고 말했다.
오 시장 발언은 단순한 정부 정책 비판을 넘어, ‘서울시가 추진해온 정비사업 중심의 공급 시스템을 흔들지 말라’는 강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중앙정부가 시장 안정 명분 아래 규제를 강화하면,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 속도전이 급제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