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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금 투자 열풍에 ‘빚투’ 자극…한달새 가계대출 증가액 1조 이상 확대 [머니뭐니]

지난달 5대 은행서 2.3조 늘어
9월 대비 증가폭 1조 이상 확대
가계대출 상승세, 신용대출이 주도
마이너스통장 중심 1조519억 늘어
주담대 1조2683억↑, 전월과 비슷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0월 들어 30일까지 2조2769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여의도의 한 은행을 찾은 고객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이 2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월보다 두 배가량 큰 규모다. 6·27 대책 등의 효과로 가계대출 증가폭이 급감한 지 한 달 만에 다시금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실행이 줄이은 데다 자본시장 훈풍에 주식 투자 등을 위한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등 신용대출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10월 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66조3718억원으로 지난 9월 말(764조949억원) 대비 2조2769억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월(1조1964억원)보다 증가폭이 1조원 이상 확대된 것이다. 통상 마지막 영업일에 신용대출 상환이 몰린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증가세가 강화되는 흐름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2분기부터 불어나기 시작해 6월 6조7536억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7월(4억1386억원)과 8월(3억9251억원) 서서히 감소해 9월에는 1조원대로 줄어든 바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신용대출이 주도했다는 것이다. 연이은 규제로 주담대를 충분히 받을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6·27 대책으로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데 이어 10·15 대책에선 주택가격에 따라 한도를 차등화해 일부 주택은 최대 2억원까지로 대출 한도를 묶었다. 서울 전역과 경기 주요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으면서 주담대 담보인정비율(LTV)도 40%로 줄어든 상황이다.

실제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30일 기준 104조8598억원으로 9월 말(103조8079억원)보다 1조519억원 늘었다. 9월 한 달간 2711억원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달 주담대 증가액은 1조2683억원으로 9월(1조3135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는데 최근 국내외 증시가 좋은 흐름을 보였고 코인이나 금 등 다른 자산 시장도 활황이다 보니 마이너스통장 자금을 활용한 투자가 확대된 영향으로 추정된다”면서 “일부는 주택 구입 과정에서 부족한 계약금 등 자금으로 활용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가계대출이 다시금 강한 증가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주담대 한도가 묶여 있는 데다 각 은행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 증가 흐름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은행의 대출여력이 축소되며 연말 ‘대출 절벽’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앞서 정부는 하반기 기준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목표를 당초 계획 대비 50% 수준으로 감축했는데 상당수 은행이 이를 거의 채운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신한·하나·농협은행은 대출모집인 채널을 통한 가계대출 신청을 막았고 우리은행은 11월부터 영업점별 주담대 취급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연간 대출 총량 목표 맞추기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이라 연말까진 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며 “11~12월 중 대출이 많이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