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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100% 죽는다” 전국 확산한 소나무 재선충병…치료약도 없다는데

29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숲에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소나무가 고사해 마치 단풍이 든 것처럼 보인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영남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해송·잣나무 등 소나무류에 침입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 통로를 막아 고사시키는 병해충이다. 치료약이 없어 일단 감염되면 무조건 말라 죽으며, 현재로서는 감염된 나무를 모두 베거나 주사 처리로 확산을 막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당진시)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5월까지 피해를 본 나무는 약 413만그루로 올 한해에만 148만6338그루(전체의 35%)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경북(약 186만 그루), 경남(약 90만 그루), 울산(약 35만 그루) 등 영남권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확산 속도도 심각하다. 최근 5년간 재선충병 발생 건수는 약 4.8배(30만→148만) 늘었으며, 지역별로 보면 대구 24배(3136→7만5758), 충남 16배(326→5331), 광주 12배(280→3432) 등의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른 방제 비용 부담도 급증했다. 매년 5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집계된 방제비는 2021년 761억 원, 2022년 680억원, 2023년 1205억원, 2024년 1207억원, 2025년 2051억원으로, 최근 5년간 총 5903억원가량의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재선충과의 싸움에서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은 “올해 산림청 연구개발 예산 1408억원 중, 재선충병에 내성이 있는 ‘저항성 품종 개발’ 예산은 8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며 “산림청의 안일한 대응과 ‘베어내기’식 임시방편으로는 소나무를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즉각 총리 직속 범정부 재선충병 위기 대응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스페인식 선제적 방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