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연 200억달러 상한’ 일본보다 유리
젠슨 황 엔비디아 CEO ‘GPU 26만장’ 약속
한미·한일·한중 연쇄 정상회담 성공적 마무리
‘경주선언’ 통해 문화창조산업 협력 의지 공감
젠슨 황 엔비디아 CEO ‘GPU 26만장’ 약속
한미·한일·한중 연쇄 정상회담 성공적 마무리
‘경주선언’ 통해 문화창조산업 협력 의지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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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경주)=문혜현·서영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박5일 간의 숨 가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연 200억달러 현금 투자 상한을 두는 한미 관세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고,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이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장 공급을 약속받았고, APEC 의장국으로서 ‘경주선언’을 이끌어 21개 회원 정상의 문화창조산업 협력 필요성을 명문화했다. 끝으로 11년만에 국빈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반도 평화 협력을 논하는 정상회담으로 APEC 정상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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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 |
먼저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행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하고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에 나섰다. 전날까지만 해도 한미는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금융 패키지의 세부 이행 방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지만, 사실상 미국 측이 양보하면서 한미 정상회담 당일 양국 논의가 급진전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 총 3500억달러(약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중 현금투자 비중을 2000억 달러로 조정했다. 나머지는 조선업 협력을 위한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위해 1500억달러가 투자된다.
특히 2000억달러의 현금투자와 관련해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 달러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사업이 진행되는 속도에 맞춰 투자가 이뤄진 만큼만 그때 그때 분납하기 때문에 연간 200억 달러를 투자하지 않는 경우에는 10년 넘게 투자도 가능하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9일 한미 협상 과정과 관련해 “우리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첫째로 연도별 한도, 두번째 ‘상업적 합리성’ 표현을 아주 명확하게 MOU 문구로 넣는 것이었다”면서 상업적 합리성을 담지 않은 일본과 비교해 유리한 합의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실장은 “외환시장 교란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마련했다”며 “투자 약정은 2029년 1월까지이나, 실제 도달은 조달은 장기에 걸쳐 이루어지게 되고,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기 때문에 외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부터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핵연료 재처리 필요성을 적극 피력하고, 결국 미국의 승인을 얻어내는 성과를 거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승인 사실을 알리면서 한미 간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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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면담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 |
지난 30일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의 첫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일 우호 협력 의지와 셔틀 외교 지속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강성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마치면서 이재명 정부에서의 한일 우호 기조를 다시 한 번 알린 셈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다카이치 총리와의 만남을 두고 “솔직한 느낌 말씀드리면 아주 좋은 느낌 받았다”며 “걱정이 다 사라졌다”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자주 만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다음엔 셔틀 외교의 정신상 제가 일본을 방문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나라현으로 가자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분야 뿐 아니라 경제 부문에서도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31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만나 접견했는데, 엔비디아는 이날 우리나라에 2030년까지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하고, 국내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통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조달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 임기 내에 공급될 26만장 중 5만 장은 정부가 구입해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 활용하고, 나머지 21만 장은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네이버 등 민간 기업이 구매해 사용한다. 이 대통령은 젠슨 황 CEO에게 “대한민국의 목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수도로 도약하는 것”이라며 “블랙록, 오픈AI 등 글로벌 기업이 참여한 AI 허브 프로젝트에 엔비디아도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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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한복 소재로 만든 목도리를 두르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
이 대통령은 또한 APEC 정상회의 의장 지위로 ‘경주선언’을 이끌었다. 1일 21개 APEC 회원은 APEC 정상문서로는 처음으로 문화창조산업을 명시한 ‘경주선언’을 채택했다. 25개 세부 항목으로 이뤄진 경주선언은 문화창조산업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성장동력으로 인정하고 협력 필요성을 명문화했다. APEC의 3대 중점과제인 ‘연결·혁신·번영’을 기본 틀로, 무역·투자, 디지털·혁신, 포용적 성장 등 APEC의 핵심 현안에 대한 주요 논의를 포괄했다. 또한 선언은 “견고한 무역 및 투자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과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공동 인식을 재확인”한다면서 APEC의 경제적 협력 의지를 드러냈다.
또 인공지능(AI) 협력 및 인구구조 변화 대응에 대한 21개 회원들의 공동 인식과 협력 의지를 집약했다. 정상들은 이를 위한 ‘APEC AI 이니셔티브’와 ‘APEC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공동 프레임워크’ 등도 채택했다.
다만 이날 경주선언에 세계무역기구(WTO) 정신을 강조하는 ‘자유무역’은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AMM) 공동성명에 해당 내용이 언급됐다. 21개 회원 외교·통상 장관들은 “무역 현안을 진전시키는 데 있어 WTO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며 “우리는 WTO에서 합의된 규범이 글로벌 무역 촉진의 핵심임을 인식한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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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1일 한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영접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APEC 정상회의 주간의 마지막 행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한 환영식과 첫 한중정상회담, 환영 만찬으로 매듭지어졌다. 이 대통령은 97분간의 한중정상회담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면서 건설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북 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대북 관여의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러한 양호한 조건을 활용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에 시 주석은 “한국 측과 소통을 심화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서 중한 전략적 관계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면서 지역 평화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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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경주 소노캄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 |
양국은 이날 한중 관계의 전면적 복원을 선언하고 70조원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등 민생 분야 관련 6가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중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한중관계의 중요한 자산을 바탕으로 양 정상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추진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면서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의 실질적 진전 협의에 속도를 내고,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의 채널을 다양화 하면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화오션 제재 문제와 관련한 생산적인 논의를 이어갔고, 중국 정부의 한한령 해제에 대한 실무적 협의·소통 의지를 확인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