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경주 APEC 이후 고심
국회 비준 받아야 관세 인하 적용
국회 비준 받아야 관세 인하 적용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관세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한중정상회담에서 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물꼬를 텄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가 각각 ‘팩트시트’ 작업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한미 협상의 경우 하루 빨리 팩트시트 작업을 끝내 양국이 서명하고, 이후 국회 비준을 받아야 인하된 관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미 협상 팩트시트 작업엔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 승인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될지 여부도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승인 의사를 밝힌 만큼 팩트시트를 통해 명문화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세계 8번째 핵잠 보유국이 될 수 있다.
3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미 협상 팩트시트 작성 시기를 묻는 말에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밝혔다. 핵잠이 팩트시트에 포함될 가능성과 관련해선 “후속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번 주 내로 우리 정부의 한미 협상 팩트시트가 작성 완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일 관련 물음에 “안보 분야의 세부적 문안을 조정하고 있다”면서 “본질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관련 물음에 “투자·통상 관련 팩트시트는 마무리 단계”라며 “안보분야에서의 팩트시트는 아직 문항 설정에 대해서 아직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달 29일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세부 이행 방안과 리스크 방지를 위한 내용을 전격 합의했다. 이에 따라 관련 팩트시트 작성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얘기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한미 간 이견이 적었던 안보 분야 팩트시트는 핵잠 건조 승인 등 새로운 내용이 나온 만큼 양측의 세부 조율이 필요할 전망이다. 핵잠 건조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보완 사항으로, 기술·연료 지원도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핵연료 재처리·우라늄 농축 등에 관한 내용도 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다만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미국 측이 발표한 팩트시트에서도 안보 문제와 관련한 언급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발표한 팩트시트를 살펴보면 우리 기업의 미국에 대한 투자, 조선업 협력, AI 기술 번영 협정 등 내용은 있었지만 핵잠과 원자력 협정, 주한미군 유연화 문제 등은 빠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아 안보·통상 협상 관련 팩트시트가 동시에 발표될 때 관련 내용을 확인해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중정상회담과 관련한 팩트시트는 나올 가능성이 낮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별도로 공동선언이나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민생 분야(금융·경제·농산물·범죄 대응)과 관련핸 6건의 한중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한중정상회담과 관련해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을 가동해 지역 글로벌 이슈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 등 의제에 관해 위 실장은 “중국이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해 협력할 뜻을 표했다”면서도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 그동안 북핵 상황이 많이 변해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중국 측 발표에서 해당 내용은 빠졌다. 이는 한중정상회담 전날 한반도 비핵화 관련 의제에 대해 거세게 반발한 북한을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한중이 민생 분야와 관련한 협력의 물꼬를 트고, 한화오션 미국 자회사에 대한 중국 제재와 관련한 생산적인 논의가 이어지는 등 성과도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1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관한 팩트시트를 통해 “(중국이) 다양한 해운 업체에 부과한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한화오션이 포함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포착된다.
문혜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