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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한미관세보다 10배 어려워”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급등조건 겹쳐 10·15대책 불가피
서울 주택공급에 시장 능력 중요
외환시장, 연 200억달러 마지노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경제 일간지 공동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지금 같은 매크로 환경에서는 부동산이 급등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겹쳐 있다고 봤습니다. 주간 부동산 상승세가 1.0%, 2.0%까지 뚫고 올라갈 수 있었다고 봤죠. 국내 주식시장의 열기를 보면 그 수치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일 헤럴드경제를 만나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규제지역으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의 배경에 대해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부동산 거래를 할 때마다 허가받도록 하는 조치가 실수요자는 물론 모든 부동산 수요층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것을 예측했지만 현 정부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부동산 가격 급등이 불 보듯 뻔해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0% 내외 성장을 이어왔지만 지난 3분기에는 1.2% 성장하며 6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2분기 제로 성장이었다”면서 “눌려있던 분위기가 급격히 호전되며 부동산시장이 주식시장의 사상 유례없는 호황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급한 불을 끈 만큼 이제 공급에 전력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이달 중 관계장관회의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농림축산식품부도 오라하고, 국방부도 오라하고, 관계있는 부처 장관들은 누구든지 오라할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부동산 공급이 제일 중요하니 관계장관회의를 만들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현 상황에서 주택공급이 가장 시급한 서울 등 선호지역에선 중앙정부만큼이나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한 날선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모든 부동산 수요가 집중되는 서울시, 특히 서울시장은 주택 문제에 관한 능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며 “서울시내에서 주택공급의 대부분이 재건축 재개발로 이뤄지는데 인허가·용도지역·용적률 등 제도의 70~80%가 서울시 소관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3~4년간 서울시는 뭘 했느냐”면서 “서울시에서 공급이 안됐을 때는 중앙정부만의 책임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 실장은 과거 민주당 정부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는 비판에 대해선 “고(故) 박원순 시장 시절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비사업과 관련 “제도적으로 정부의 조력이 필요한 부분은 협의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당 내 일각에서 거론되는 보유세 인상에 대해선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부동산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정책이 관세협상보다 10배는 어려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 실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협상 후속조치를 타결한 후임담도 소개했다.

한미는 한국의 대미 투자금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하고 1500억 달러는 마스가(MASGA)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상을 타결했다.

이 가운데 현금 투자는 200억 달러를 연간 최대한도로 나눠서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했다.

협상 선봉에 섰던 김 실장은 상대였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설득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골몰하는 바람에 잠자리에서조차 ‘러트닉’ 이름을 부르는 잠꼬대까지 했다는 얘기를 부인으로부터 들었다는 일화도 전했다.

그는 연 200억 달러가 우리 외환시장에서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 과정에서 우리가 극도로 신경을 쓴 것은 FX(외환시장)였다”며 “나중에 돈을 상환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은 만큼 외환시장이 불안하면 쉽지 않다. 그 마지노선을 연간 200억 달러로 봤다”고 밝혔다.

최대 연 200억 달러가 국내 외환보유고에서 꺼내 쓰는 것이 아닌 외환자산 운용수익을 통해 지급될 것이라는 점도 중요하게 봤다고 설명했다.

해당 자금을 트럼프 시대의 변화된 국제환경에서 대미투자에 나서는 긍정적 자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매년 200억 달러를 미리 지급하고 그 안에서 투자처를 배분해 나눠가는 방식이 아닌 사업의 진척 정도에 따라 공사대금을 지급하듯이 분산투자하는 ‘기성고’ 방식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만간 완성될 ‘팩트시트’에는 미국 투자위원회가 투자 프로젝트를 선정하지만 우리도 협의위원회를 조직해 의견을 내놓을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서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