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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M&A, 시간 벌었지만 최소 현금 ‘1조’ 마련 방안 고심

원매자 등장하며 회생 명분 확보
원매자 인수 현금 조달 여력 부재
농협 행보 주목 공적자금 지원 촉각

홈플러스가 인수 희망자의 등장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지배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정상화를 위한 시간을 벌었지만 이번 딜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원매자는 최소 1조원이 요구되는 홈플러스 인수 현금을 조달할 여력이 부재해 우량한 새 주인과 공적자금 지원의 필요성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홈플러스 인수 희망자의 예비실사가 시작됐다.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되는 홈플러스 딜은 삼일PwC가 주관하고 있으며 지난달 30일 원매자로부터 인수의향서(LOI)와 자금 조달 계획서 등을 받았다. 이달 21일 예비실사가 종료되면 26일 본입찰을 진행하는 일정이다.

원매자가 구체화되면서 법원 역시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를 지속할 명분이 생겼다. 오는 10일로 예정돼 있던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도 연장될 개연성이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재무상태 조사 결과 향후 10년간 현금흐름을 고려한 계속기업가치가 2조5000억원으로 청산가치 3조7000억원보다 낮게 산출됐다. 청산가치가 명백히 커 원칙적으로는 회생 절차 폐지도 가능했다.

올 6월부터 시작된 홈플러스 새 주인 찾기 과정에서 쿠팡, GS, 농협 등 유통 경쟁사가 물망에 올랐으나 실제로 인수전에 참여한 곳은 핀테크 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임대·개발업체 스노마드다. 양사 모두 외형 측면에서 영세한 사업자인만큼 자력으로 홈플러스 인수 대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홈플러스 매각가는 적어도 즉시 상환해야 하는 부채 수준에서 언급된다. 전체 부채 2조9000억원 중 2조5000억~2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홈플러스 측 시나리오에 따라 새 주인이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2조원 안팎의 대출을 일으킨다면 현금 약 1조원이 요구되는 거래다.

하렉스인포텍은 외부 조달을 통해 2조8000억원가량을 확보한다고 밝혔으며 스노마드의 경우 구체적인 조달 방법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의 경우 MBK의 차입매수(LBO)가 논란의 중심에 있는 만큼 신규 대출이 이뤄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홈플러스 임직원과 노조를 설득하는 것 역시 핵심 과제로 꼽힌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황 자체를 ‘MBK라는 비전문가 집단의 경영 실패’로 정의하는 상황에서 또 다시 유통업 경영 역량이 모호한 하렉스인포텍, 스노마드를 지배주주로 받아들이기란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결국 정치권과 시장에서는 농협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국회는 국내 농산물 유통망 유지를 위해서 홈플러스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적절한 인수 후보로 농협이 줄곧 지목된다. 지방 기반이 강한 농협이 홈플러스의 수도권 거점, 이커머스 역량을 흡수하면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농협 측은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MBK는 새 주인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펀드를 만들어서라도 홈플러스를 다시 인수해 책임지거나 정부가 공적자금 지원 등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임직원과 노조 리스크를 고려하면 이번에 LOI를 낸 곳보다는 우량한 지배주주가 필요해 거래 성사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심아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