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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팀 무려 422억을 빼돌렸다…경찰, 중국계 사기 조직 일망타진 [세상&]

‘한국팀’ 총책 등 상위급 26명 검거...미검 15명 여권 무효·인터폴 수배
대포통장 명의자 등 하위 조직원 103명 검거...명의만 넘겨도 ‘공범’
캄보디아 소재 범죄단지서 감금·폭행 후 탈출한 조직원 제보에 덜미

캄보디아 범죄단지인 ‘태자단지’가 철조망과 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중국인 우두머리 밑에서 국내 피해자 220명으로부터 422억여원을 가로챈 캄보디아 거점 사기 조직 일당 12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중 56세 남성 A씨는 중국인이 운영한 이 범죄 단체 내에서 ‘대한민국팀’을 운영·관리한 총책이었다. 이들은 1년여간 범행을 이어가다 범죄단지를 탈출한 조직원의 경찰 제보로 덜미가 잡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4일 “캄보디아에 콜센터 등을 두고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온라인 상에서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뺏 사기 범죄 집단 총책 A씨 등 19명을 구속, 총 129명을 검거해 지난달 31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수사는 작년 7월 캄보디아 모처의 범죄단지에서 탈출한 조직원 B씨의 제보로 시작됐다. 대포통장을 전달하러 캄보디아를 방문한 B씨는 범죄단지에 감금·폭행당했고 극적으로 탈출해 경찰을 찾았다.

경찰은 계좌 추적을 통해 A씨를 지난 1월 은신처에서 검거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대포통장 6개, 대포폰 9대 등 범행 도구는 압수했다. 이후 A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나온 현금 1억6700만원 등 범죄 수익 7억8992만원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추징 보전을 받아둔 상태다. 이는 재판에 넘어가기 전에 피의자의 재산 처분을 미리 막아두는 조치다.

캄보디아 거점 범죄조직도. [서울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한국과 캄보디아를 오가며 ‘한국팀’의 범행을 지휘했는데 자신의 친형 C씨(59), 조카 D씨(27·C씨의 딸)를 주요 직책에 포진시키는 등 일가족이 범행에 가담했다. A씨를 중심으로 캄보디아 범죄단지에 기지를 둔 ‘콜센터(사기 실행팀)’를 비롯한 ‘장집(대포통장 유통팀)’과 ‘테더상(범죄 자금 세탁팀)’ 등 하위조직은 서로 존재를 알 수 없도록 철저하게 차단된 구조로 운영됐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한 폐쇄적 조직으로 치밀하게 범행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C·D씨는 인터폴 적색수배 중이다. 경찰은 이들 포함 아직 검거하지 못한 상위 조직원 15명의 여권을 무력화하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뒤쫓고 있다. 캄보디아 외에도 소재지가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로 파악된 조직원도 있었다.

이미 붙잡힌 총책 A씨 등 조직의 상위급 피의자 26명의 나이는 24세에서 59세까지로 주로 30·40대에 몰려있었다. D씨 포함 2명 제외 전원 남성이었다.

이들 사기 조직 일당에 계좌 명의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 8~9월 사이 103명이 검거됐다. 경찰은 “통장 유통책은 ‘나중에 적발되면 대출 목적으로 계좌를 건네줬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유인하지만, 개인·법인 명의 제공도 처벌 대상이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건네준 자신의 명의 계좌로 발생한 피해액수에 대해 계좌의 주인은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

경찰은 “앞으로도 사이버 금융사기 근절을 위해 해외 수사기관·금융당국과 공조를 강화하고 범죄수익의 신속한 동결·환수를 통해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