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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철 “노동자·기업 위험 간극 줄이고 AI로 산재예방 혁신”

“국가 위험성평가 체계 구축 추진”
“과학·원칙 중심의 산재예방 행정 강조”
“안전이 기업 경쟁력 되는 구조 만들어야”
“산안본부 ‘노동자 안전의 배타적 옹호 기관’”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노동자와 기업의 위험 간극을 좁히고, 과학과 원칙에 기반한 ‘철학 있는 안전보건행정’을 확립하겠다.”

류현철 신임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차관급)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일하는 사람의 안전할 권리와 건강할 권리는 고용형태를 막론하고 보장돼야 하지만, 그 권리는 누군가의 치열한 예견과 조치, 경고를 통해 비로소 실현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사고의 책임을 묻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법과 제도가 산재의 구조적 문제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위험의 외주화와 편법적 고용관계가 권력 없는 노동자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본부장은 산업안전보건본부의 역할을 ‘노동자 안전의 배타적 옹호(exclusive advocacy) 기관’으로 규정했다.

그는 “기업이나 노동조합의 이해관계보다 과학과 원칙을 중심에 두는 행정 철학이 필요하다”며 “유연하고 힘 있는 거버넌스를 토대로 대화와 타협을 추진하되, 안전과 건강의 문제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맛없는 당근과 아프지 않은 채찍으로는 변화를 이끌 수 없다”며 “규제와 지원의 유기적 결합, 즉 실효성 있는 당근과 철학 있는 채찍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 본부장은 향후 정책 비전으로 국가 차원의 위험성평가 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산재 승인 통계나 사고사망재해 같은 후행 지표를 넘어, 선행 지표를 기반으로 산업·업종·고용형태별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규제·감독·지원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책의 범위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인공지능(AI)과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재해조사·역학조사·심사자료를 분석하고, 자원 배분과 개입 전략을 정밀화해야 한다”며 “산재보험 제도를 신청부터 재활·복귀까지 전주기로 재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께서 산재예방과 감독 강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주신 것은 큰 힘이 된다”며 “그러나 우리의 시선은 중견기업을 넘어, 소규모 사업장과 플랫폼 종사자, 이주노동자 등 산재예방의 사각지대로까지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인 증감보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되돌릴 수 없는 중대재해 장기 감축의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동자가 위험해지면 기업도 마땅히 위태로워야 하고, 안전에 대한 투자가 기업 경쟁력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본부장은 “산업안전보건본부는 현장에서 출발해 현장을 움직이는 조직이 돼야 한다”며 “데이터를 해석하고 노동자 참여를 도모하는 거버넌스로 변화의 선순환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소년 산재노동자였던 대통령과 철도노동자 출신 장관이 함께하는 정부에서 산재예방의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며 “노동자와 기업의 위험 간극을 줄여 일하는 사람의 안전과 존엄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말했다.

류현철 신임 본부장은 1973년생으로 경북 영주 출신으로 경북 영주고와 한양대 의대를 졸업했고,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이후 경남근로자건강센터 부센터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녹색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 등을 지냈다. 직전까지 대한직업환경의학회 이사와 일환경건강센터 이사장을 역임했다.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공저), ‘업무적합성 평가의 원칙과 실제’(공저) 등을 썼다.

한편,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재명 정부는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을 차관급으로 승격하고 전날 첫 차관급 본부장에 류현철 본부장을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