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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 1대 값 빼드려요”…마세라티·캐딜락, 첫 전기 SUV 부진에 ‘눈물의 할인’ [여車저車]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2830만원’ 할인
캐딜락, 코리아세일페스타 리릭 ‘1700만원’ 할인
업계 “EV 시장, 신규 진출 브랜드 진입장벽 높아”
“파격 할인, 가격 경쟁력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마세라티 순수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 [마세라티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일부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가 국산 준중형 세단 한 대 값에 이르는 파격 할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대적인 프로모션의 이유로 ‘고객 혜택 강화’, ‘전기차 대중화’ 등을 전면에 내놓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야심차게 내놓은 브랜드 첫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흥행 실패에 따른 사실상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안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는 올해 말까지 약 두 달 동안 브랜드 첫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의 가격을 무려 2830만원 낮추는 프로모션 ‘에코 리워드’를 시행한다.

마세라티 최초의 전기 SUV라는 상징성으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끈 그레칼레 폴고레는 400V 기술 기반의 105㎾h CATL 배터리가 장착됐으며 100% 이탈리아에서 설계, 개발 및 생산된다. 최고 출력 558마력, 최대 토크 82.4㎏.m의 성능을 발휘하며, 최고 속도는 220㎞/h다. 또한 DC 급속 충전 기준으로 약 29분 만에 배터리 잔량 20%부터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마세라티가 제시한 할인율은 신차 가격의 약 20%에 달하는 수준으로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 최상위 트림(인스퍼레이션)의 기본가격(2717만원)을 넘어선다. 마세라티가 자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며, 이를 통해 기존 1억2730만원이던 차량을 9000만원대까지 낮췄다.

그레칼레 폴고레의 ‘가격 낮추기’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세라티는 창립 110주년을 기념해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특별 캠페인을 진행, 50대 한정으로 신차의 가격을 당초 1억6000만원에서 1억2380만원(옵션 포함 가격 약 1억3000만원)으로 약 3000만원가량 낮춰 판매한 바 있다.

이처럼 마세라티가 파격 할인에 나서는 것은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국내 판매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마세라티는 올해(1~9월)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5% 줄어든 198대(시장점유율 0.09%)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월평균 판매량이 30대에도 못미치는 셈이다. 지난 2018년 국내 시장에서 연간 1660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6분의 1 수준까지 내려갔다.

캐딜락 순수 전기 SUV ‘리릭’. 서재근 기자

제너럴모터스(GM) 산하 프리미엄 브래드인 캐딜락도 브랜드 첫 전기 SUV 리릭의 가격을 1700만원 낮췄다.

캐딜락이 ‘2025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동참, 11월 한정 특별 프로모션 기간 동안 리릭에 한해 최대 1700만원의 특별 현금 할인을 제공한다. 이는 국내 출시 이후 진행된 프로모션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혜택이다. 기존 차량가격이 1억696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8996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간다.

앞서 캐딜락은 지난 8월에도 한정 특별 프로모션을 시행, 리릭 100대 한정으로 1000만원의 특별 현금할인에 나선 바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리릭은 102㎾h의 대용량 배터리 팩을 탑재, 완전 충전 시 465㎞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시간당 최대 190㎾ 출력으로 충전할 수 있는 DC 고속 충전도 지원해 약 10분의 충전 시간으로 약 12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최대 출력은 500마력, 최대토크는 62.2㎏·m다.

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적용한 최초의 모델이라는 상징성으로 출시 초기 화제를 모은 리릭은 지난해 5월 사전 계약 개시 이후 첫 주에 초도 물량 180대를 완판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1~9월) 국내 시장에서 기록한 판매량은 91대로 월평균 10대가량 팔리는 데 그쳤다. 이는 리릭의 경쟁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BMW의 순수 전기 SUV iX xDrive45 모델의 9월 판매량(97대)보다 적은 수치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경우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해 특정 브랜드 쏠림 현상에 매우 심하다. 테슬라가 전체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한 브랜드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고가 전기차의 경우 선택지가 더 좁은 만큼 경쟁 모델 간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브랜드 인지도가 실제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가 파격적인 가격할인에 나서는 것도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의 일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