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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390% 늘었는데 소기업 6만개 감소...왜

예산 4배 늘었지만 소기업은 6만개 감소…“생존형 지원의 한계”
코로나 이후 부채 440조↑·연체율 두 배…단기 금융지원에 쏠려
국회예정처 “혁신·성장형 전환 없인 재정만 늘고 성과는 제자리”

폐업 안내문이 걸린 한 점포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예산이 10년 새 4배 가까이 늘었지만, 정작 소기업 수는 같은 기간 6만개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창업·경영안정·폐업재기 등 단계별 지원사업이 확대됐지만, 재정투자가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한 결과다.

5일 기획재정부·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소상공인 성장지원 사업 예산 비중은 2016년 19.9%(796억원)에서 2026년 28.2%(3906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소기업 수는 32만3000개에서 25만7000개로 6만6000개 감소했다. 전체 기업체가 608만5000개에서 831만개로 220만개 넘게 늘었지만, 소기업만 유일하게 줄었다.

소기업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지원정책이 경영위기 대응에만 집중된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단기 금융지원이 반복된 결과, 소상공인의 부채 부담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2018년 627조2000억원에서 2025년 2분기 1069조6000억원으로 442조4000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기간(2019~2022년) 증가분만 392조6000억원으로 전체 증가액의 88.7%를 차지했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79%→1.78%로 두 배 이상 상승, 특히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11.34%로 장기평균인 8.41%를 크게 웃돌았다.

이로 인해 재정지출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은 누적 적자가 6조원대에 달했고, 지역신용보증재단 손실보전금은 2023년 4041억원에서 2025년 1조923억원으로 급증했다. 보증잔액은 2024년 기준 410조원 수준으로 불어났고, 손실보전금 순지급률도 1.8%에서 5.3%로 뛰었다.

정부는 희망플러스·재창업특례보증, 코로나 피해기업 분할상환보증 등으로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그만큼 재정적자와 부실 리스크가 커졌다. 또 다른 단기대책인 대환대출 사업도 성과가 미흡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집계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대환대출 사업의 신청 대비 지원 비율은 13.7%, 계획 대비 집행 비율은 67.2%에 그쳤다.

정부가 2024~2026년 5조원 규모로 추진하던 지역신용보증재단 전환보증 사업을 2027년까지 총 8조원으로 확대했지만, 실적은 여전히 저조했다. 결국 코로나19 이후 5년간 정부는 상환유예·보증확대·대환대출 등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며 ‘부실 이연’에 집중했지만, 그 사이 소상공인의 체질개선과 성장역량 강화는 뒷전으로 밀렸다.

예산이 늘면서도 사업 간 차별성이 낮고 행정 복잡성이 높아진 점도 구조적 문제로 꼽힌다. ‘백년소상공인 육성’, ‘로컬브랜드 창출’, ‘스마트상점 보급’ 등 유사 목적의 사업이 세분화되면서 행정적 중복이 심화됐고, 수혜자 입장에서는 지원체계를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지역 편중 문제도 뚜렷하다. 소상공인의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있지만, 민간투자연계지원사업 운영사 중 67%가 수도권에 있고, 실제 투자받은 소상공인도 64.3%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디지털 전환 사업 역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기술 도입률은 2024년 30.8%로 늘었지만, 대부분이 POS·키오스크 설치 등 기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병철 국회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은 “소상공인기본법에 따라 중앙부처와 지자체는 매년 시행계획의 성과를 평가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보고서 제출에 그치는 수준”이라며 “정책 심의기구인 소상공인정책심의회도 2021년 이후 단 4차례만 열리는 등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