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전자’ 기록한 지 2거래일 만에 ‘10만전자’ 붕괴
SK하닉 2거래일 만에 14% 넘게 급락…‘KRX 반도체’ 지수 ‘뚝’
AI·반도체 섹터 약세가 증시 전반 투심 냉각으로 직결
美 증시서 ‘AI 고점론’ 부각…월가서 “조정” 가능성 제기
원/달러 환율 7개월 만에 최고…外人 투심마저 차갑게 식혀
SK하닉 2거래일 만에 14% 넘게 급락…‘KRX 반도체’ 지수 ‘뚝’
AI·반도체 섹터 약세가 증시 전반 투심 냉각으로 직결
美 증시서 ‘AI 고점론’ 부각…월가서 “조정” 가능성 제기
원/달러 환율 7개월 만에 최고…外人 투심마저 차갑게 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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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코스피가 대규모 매도세에 3900선이 붕괴되며 7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고점 부담이 커진 데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또 다시 불거지며 간밤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10시 28분 기준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28.83포인트 하락한 3892.91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다중노출 합성 촬영.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최근 수직 상승세로 ‘4200피(코스피 4200포인트)’ 고지까지 이끌며 선봉장 역할을 했던 인공지능(AI)·반도체주가 11월 들어 곤두박질치면서 코스피는 장중 3900선마저 붕괴됐다. 미국 뉴욕증시를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AI 고평가 논란이 커진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데다, 원/달러 환율마저 치솟으면서 ‘큰 손’ 외국인 투자자들 중심으로 투매 강도가 급격히 높아진 탓으로 읽힌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2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800원(7.44%) 급락한 9만71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3.72% 내린 10만1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급락세를 보이며 ‘10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대)’ 선까지 내주며 밀리는 모양새다. 종가 기준으로 ‘11만전자’ 고지에 올라선 지 불과 2거래일 만의 일이다.
같은 시각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보다 8.87%(5만2000원)나 내려앉은 53만400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3일 장중 기록한 62만4000원과 비교하면 2거래일 만에 14.42%나 수직 낙하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36개 주요 반도체주로 구성된 ‘KRX 반도체’ 지수도 오전 9시 30분 기준으로 전장보다 7.27%(6279.40→5823.02)나 급락했다. 지수 구성 종목 전체에 ‘파란불’이 뜬 상황이다. 반도체주뿐만 아니라 각종 IT 주요 종목까지 모두 포함된 ‘KRX 정보기술’ 지수 역시도 같은 시간 6.85%(2541.02→2367.01)나 떨어진 상황이다. 해당 지수를 구성하는 46개 종목도 모두 파란불이 켜졌다.
그동안 국내 증시 강세장을 이끌었던 AI 관련 IT 섹터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증시 전반의 투심도 급격히 위축되는 모양새다. KRX 반도체, KRX 정보기술 지수를 포함해 한국거래소(KRX)가 도출한 총 34개 ‘KRX 산업지수’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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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코스피가 대규모 매도세에 3900선이 붕괴되며 7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고점 부담이 커진 데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또 다시 불거지며 간밤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10시 29분 기준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26.88포인트 하락한 3894.86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이처럼 국내 증시가 ‘검은 수요일’에 직면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론 AI 관련 기술주의 ‘불장’에 대한 고점 우려가 투자자의 투심을 차갑게 식힌 점이 꼽힌다.
간밤 뉴욕증시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고점 부담이 가중되며 차익 매물이 출회,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나스닥지수가 2.04% 급락해 낙폭이 두드러졌다.
문제는 그동안 이어져 온 상승세가 강력했던 만큼, 조정 장세 역시 강하게 찾아올 수 있단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12~24개월 사이에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매도세를 더욱 자극했다. 테드 픽 모건스탠리 CEO도 “(증시의) 10~15%의 조정 가능성 있다”고 짚었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치솟고 있다는 점은 국내 증시엔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6원 오른 1443.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한때 1446.3원까지 올라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같은 배경으로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가 급격히 국내 시장에서 손을 털고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도 걱정할 지점이다. 외국인 투자자로선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할 경우 환차손에 대한 우려 탓에 국내 증시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진다.
이날 오전 10시 32분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만 1조156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도 4997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11월 들어 2거래일(3~4일) 만에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3조1001억원 상당의 주식을 팔았다. 이는 지난달 5조1656억원 규모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수했던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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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는 그동안 랠리를 펼쳐왔던 AI 관련주에 집중됐다. 지난 3~4일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8697억원, 1조696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여기에 ‘엔비디아 동맹’으로 묶인 네이버(1505억원), 현대차(920억원)에 대한 순매도세도 강력했고, AI 투자 확대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전력주 HD현대일렉트릭(894억원)에 대한 ‘차익 실현’ 강도도 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미국 인공지능(AI) 관련주 변동성이 맞물리면서 그간 상승 폭이 컸던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순매도가 추가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금, 나스닥 지수 등 그간 강한 상승 랠리를 이어오던 주요 자산 가격에 대한 과열 우려가 잇따라 제기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불거진 것이 자산 가격 조정의 빌미를 제공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달러의 강세 역시 주요 자산 가격 조정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봤다.
증권가에선 급락에도 불구하고 패닉셀 등으로 대처하기보단 신중하게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붕괴보다는 차익 실현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원화 약세 속 외국인의 순환매성 매매 형태가 지수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통상 증시의 분위기와 여론은 주가 흐름을 따라가는 만큼 당분간 시장에는 증시의 고밸류에이션과 AI 주식들의 수익성을 우려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조성될 듯 하다”면서 “실적과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 대응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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