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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논쟁에 문형배 소신발언 “주권자가 신임하는 기관이 권한 더 많이 가져야” [세상&]

문 전 대행, 4일 경찰청서 특별 강연
공직자 청렴 강의서 ‘국민신뢰’ 강조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비경찰 워크숍’에서 공직자의 청렴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펼쳤다. [경찰청 제공]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경찰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별강연에서 최근의 경·검 권한 분배에 관한 논쟁을 언급하며 “주권자가 신임하는 기관이 권한을 더 많이 가져야 하는 건 필연”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행은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비경찰 워크숍’에서 공직자의 청렴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의 이날 발언은 공직자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문 전 대행은 “청렴한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청렴하게 보이는 것”이라며 “국민은 보이는 것을 믿지 보이지 않는 것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직자가 먼저 국민에게 믿음과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뜻에서다.

이어 문 전 대행은 “그렇게 국민을 설득해야지 왜 국민이 우리의 진심을 몰라주냐고 한다고 해서 그게 국민에게 통하겠느냐”라고 했다. 특히 최영미 시인의 ‘선운사에서’라는 시 구절을 인용해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라며 “신뢰는 이루기 힘들어도 무너지는 건 잠깐”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일을 강조한 문 전 대행은 곧바로 경·검 권한 분배 논쟁을 거론하며 “최근 여론조사 결과 경찰의 신뢰도가 검찰의 신뢰도보다 낮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재판소원 도입 등 사법개혁 논쟁과 관련해서도 “제가 기억하는 한 헌재의 신뢰도가 대법원보다 낮은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그래서 지금 재판소원을 하느냐 마느냐 논의하는 것 아니냐”라고 덧붙였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비경찰 워크숍’에서 공직자의 청렴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했다. 이용경 기자

앞서 경찰과 검찰은 보완수사권 등 수사 권한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어 왔다.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역시 오랜 기간 법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을 허용하는 ‘재판소원’ 제도 도입 문제를 놓고 부딪쳐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 전 대행은 기관들에 주어진 권한의 본질적 목적이 국민에게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문 전 대행은 “어떤 제도를 논의할 때 그 배경은 결국 주권자의 신임”이라며 “주권자가 신임하는 기관이 권한을 더 많이 가져야 하는 것은 필연이 아닌가. 그러므로 공직자가 (국민에게)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전 대행은 이날 강연 시작에 앞서 “탄핵 심판이 경찰 기동대의 안전 보장이 없었다면 무사하게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경찰에 특별한 감사를 표했다. 특히 강연 끝에는 “국민이 생각할 때 경찰만큼 큰 기관은 없기 때문에 견제하는 건 당연하다”라면서도 “국민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수사 역량에 조금 더 집중해 주시면 어떨지 건의를 드려본다”고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