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14번째 임시예산안 부결
트럼프 “핵옵션 안쓰면 선거 패배”
교통장관 “영공 전면 폐쇄할수도”
경제회복 불능 피해 최대 140억달러
미국 4분기 GDP성장률 1~2%p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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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미국 로널드레이건워싱턴내셔널공항에서 셧다운 여파로 항공편이 지연되는 모습 [AP] |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5일(현지시간) 역대 최장인 36일 신기록을 세운다. 미 의회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4일 연방 상원에서는 임시예산안이 14번째 부결됐다. 이에 따라 트럼프 집권 1기 세운 역대 최장(35일) 셧다운 기록을 2기에 경신하게 됐다.
셧다운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의원들에게 “상원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종결하고 셧다운을 끝내라”고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핵옵션’은 의사규칙 변경을 통해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의 의결정족수를 60명에서 단순 과반(51명)으로 낮추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다수당이 원하는 안건을 일방 처리할 수 있다. 핵옵션은 상원의 전통적인 협치 문화를 파괴하는 것으로 마치 핵폭발처럼 정치적 파장이 크다는 의미에서 ‘핵옵션’으로 불린다.
▶미 상원, 임시예산안 14번째 불발…트럼프 “필리버스터 종결하고 셧다운 끝내라”=지난 10월 1일부터 시작된 셧다운 사태는 여야의 네탓공방이 이어지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셧다운을 끝낼 수 있는 상원의 임시예산안 처리는 공화당이 다수당임에도 민주당의 반대로 인해, 안건 통과에 필요한 60표를 확보하지 못 해 번번이 불발되는 상황이다.
4일에도 연방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임시예산안에 대한 14번째 표결이 이뤄졌지만 찬성 54대 반대 44로 또다시 부결됐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오바마 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에 동의해야 임시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공화당은 일단 정부를 정상 가동한 다음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핵옵션’을 언급하고 셧다운 종결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가 필리버스터를 종결(핵옵션 가동)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중간선거도, 다음 대선도 이길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버스터를 끝내지 않는다면 “앞으로 3년간 아무 법안도 통과되지 않을 것이고 공화당이 그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중간선거를 포함해 선거 결과는 참혹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필리버스터를 끝내면 우리는 역사상 어떤 의회도 하지 못한 모든 입법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정책 승리를 계속 쌓아 나가면 민주당은 크게, 아주 오랫동안 패배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 필리버스터를 종결시키고 이 바보 같은 셧다운을 즉시 끝내라. 그리고선 무엇보다도 우리가 수년간 꿈꿔왔지만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한 모든 위대한 공화당 정책들을 통과시키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에도 공화당에 ‘핵옵션’ 사용을 촉구하는 트루스소셜 글을 올렸다. 그러나 공화당은 의회의 원칙을 깨면 결국 공화당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하며 핵옵션 사용을 꺼리고 있다.
▶“미 항공시스템 대혼란 빠질것”...경제 회복불능 피해, 최대 20조원=셧다운 장기화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현재 65만명 이상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 상태이며, 미국 내·외 항공편 2000편 이상이 지연, 60편 이상이 취소됐다.
셧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3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셧다운이 항공 여행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미국의 항공 시스템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강력 경고했다.
더피 장관은 “11일까지 교착 상태가 풀리지 않으면 미국의 항공 시스템은 대혼란(mass chaos) 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항공편 지연과 취소가 속출하고 일부 영공이 폐쇄될 수 있다”며 “관제 인력이 부족해 더 이상 항공 흐름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셧다운 여파로 1만3000명의 항공관제사와 5만명의 교통안전청(TSA) 요원이 급여 없이 근무 중이며, 수만 편의 항공편이 지연과 혼잡을 반복하고 있다.
취약계층 4200만명을 대상으로 한 식비 지원 프로그램(SNAP)도 재원 고갈로 위태로운 상황에 처했다.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연방정부의 비상기금을 활용해 프로그램 운영을 이어가라고 명령했지만, 현 비상기금은 11월 프로그램 운영비 90억 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셧다운 사태는 미국 경제 전반에도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CBO는 지난달 29일 보고서에서 “셧다운이 계속될 경우 미국 경제가 최대 140억달러(약 20조원) 의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올해 4분기의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하방 요인이 되는데, 연 환산 기준으로 성장률이 1.0∼2.0%포인트(p) 낮아지는 효과일 것으로 예측됐다. 정목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