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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은 1군만”…높아진 강남3구 정비사업 문턱

서울 핵심지 ‘하이엔드 브랜드’ 희망
시공 순위 높은 대형 건설사만 선호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에 소재한 메이플자이 단지 홍승희 기자

서울 주요 지역의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시장에서 대형 건설사 중심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조합원들의 브랜드 선호도와 금융 조달 여건의 차이가 수주 결과를 좌우하면서, 중견건설사들은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밀려나는 실정이다.

5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입주를 완료했거나 예정 중인 아파트 단지 가운데 시공순위 10위권 밖 건설사가 시공한 단지는 단 한 곳도 없다. 올해 2월 ‘아크로삼성(419가구)’, 6월 ‘메이플자이(3307가구)’, 11월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 12월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 등 굵직한 단지들이 입주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이들 모두 시공순위 상위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한 사업이다.

이 같은 흐름은 강남을 넘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올해 7월 분양한 성동구 ‘라체르보푸르지오써밋(대우건설)’, 8월 분양한 ‘신공덕아이파크(HDC현대산업개발)’, ‘청계SK뷰(SK에코플랜트)’ 등도 모두 시공능력평가순위 10위 안에 드는 대형 브랜드들이다. 용산구에서 유일하게 ‘용산호반써밋에이디션(호반건설)’이 올해 3월 준공돼 입주했지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아닌 110세대 규모의 오피스텔이다.

서울 전체로 시야를 넓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올해 입주를 마쳤거나 입주를 앞둔 서울 내 정비사업 물량 가운데 시공순위 10위권 밖 중견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단지는 손에 꼽힌다. ‘은평뉴타운디에트르더퍼스트’(대방건설), ‘새절역두산위브트레지움’(두산건설), ‘양평동동문디이스트’(동문건설), ‘천왕역모아엘가트레뷰’(혜림건설) 등 단 4곳에 그친다.

반면 중견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모아타운 등 소규모 정비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시 누리집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현황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서 추진 중인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총 29곳이며, 이 중 ‘학동역에스포레논현’(성안종합건설), ‘대진빌라가로주택정비사업’(신태양건설) ‘등촌센트럴르씨엘’(제이앤이건설) 등이 올해 입주 예정이다.

서울 내 정비사업 수주의 어려움에 대해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기업 건설사에 비해 브랜드 선호도가 낮다 보니 수도권 진입은 소규모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시도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조합이 입찰 조건으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명시하는 경우가 많아 하이엔드 브랜드를 운용하지 않는 중견사는 애초에 경쟁이 어렵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서울 주요 지역일수록 조합원들이 브랜드를 기준으로 시공사를 고르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규모가 작은 사업장은 대형사들이 관심을 두지 않아 오히려 중견사들이 수주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도 “경기도 일부 지역은 최초 분양 물량으로 시행사가 시공사를 직접 선정하기 때문에 중견 브랜드가 들어설 여지가 있지만, 서울은 99% 이상이 조합 중심의 정비사업이라 상위 5개 시공사로 수요가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또한 “서울 핵심지역은 사업 물량 자체가 줄어드는 데다, 이주비 대출 규제 등 금융 요건이 까다로워져 중견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금융비용 금리 격차까지 고려하면 조합 입장에서는 메이저 시공사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윤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