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형 NTE 보고서 추진…송미령 “검역 속도 높여 딸기·복숭아 수출”

美 검역협상 절차 단축에 대해 ‘불가 원칙’ 재확인
농협 홈플러스 인수 가능성 “녹록지 않은 여건”
쌀값 “수확 늦어졌지만 서서히 안정세 찾을 것”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5일 K-푸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 일명 ‘한국형 무역장벽보고서(NTE)’를 작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송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매년 NTE 보고서를 만들어 (빠른 검역 협상을) 요청하는 것처럼, 우리도 한국의 NTE 보고서를 만들자는 말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별로 공략해야 할 리스트를 가지고 검역 협상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서 우리 농산물·식품 수출을 할 수 있도록 해보자는 취지”라며 “우리 검역본부에서 이 부분을 강도 높게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대회의실에서 출입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발표하는 NTE 보고서는 외국의 무역장벽이 자국 수출·투자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한 자료다. 이 보고서는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중 30개월령 이상은 수입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송 장관은 이번 2025년 APEC 정상회의의 농식품 분야 최대 성과로는 단감의 중국 수출 개시와 싱가포르 축산물 시장 진출을 꼽았다. 그는 “중국과의 검역 협상은 다 끝났고, 업무협약(MOU) 등 모든 절차가 완료됐다”면서 “이제 작업장 검사만 끝나면 내년부터는 바로 감 수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우·돼지고기 수출이 성사된 싱가포르에 대해서는 “올해 제주가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확보하면서 검역 절차 4~8단계를 동시에 추진했고 이런 노력이 조기 타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이를 계기로 딸기·복숭아 수출길도 넓히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중국은 (검역협상 이후) 2개 품목을 수출하는데 우리는 포도·쌀·파프리카·단감 등 4개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며 “2대 4로 우리가 승기를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숭아와 딸기는 검역 절차 1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싱가포르처럼 속도를 낸다면 5~8단계가 진행되면서 또 하나의 품목이 성사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비관세 장벽으로 거론된 검역 절차에 대해서는 “단축할 수 없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송 장관은 “정무적으로 ‘여기는 줄여주자’고 할 수 없다”며 “국제 룰에 따라 농식물 분야 수출입 시 거치는 검역협상 8단계 절차는 당기거나 생략할 수 없고 그 부분은 불변”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소나무재선충병과 과수화상병 사례를 언급하며 “검역협상 없이 들어와 수십 년 동안 고통을 겪었다”며 “그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최근 한미 협상 결과와 관련해 “쌀·쇠고기 등을 포함한 농업 분야 추가 시장 개방을 철저히 방어했다”며 “검역 절차에 대한 양국의 협력과 소통을 강화하는 수준에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5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대회의실에서 출입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

미국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설치한 컨택포인트인 ‘US 데스크’에 대해서는 “설치 이후 확장되거나 진전된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송 장관은 “(정부 전체 차원의) 금주 중 팩트시트 발표 이후, 공동위원회 형식의 후속 협의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온 쌀값에 대해서는 “수확이 늦어졌지만 서서히 안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쌀 20㎏ 기준 소비자 가격이 10월 초 6만8000원대에서 10월 25일 6만5000원대로 소폭 하락했다”며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농협의 홈플러스 인수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는 “검토는 하고 있으나 녹록지 않은 여건”이라고 선을 그었다. 농협 재무 여건, 국내산 위주 판매 구조, 농가 피해 방지 원칙을 종합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송 장관은 가격을 올리는 대신 중량을 줄이는 ‘꼼수 인상’인 슈링크플레이션 논란과 관련해 “농식품부는 기업을 강제·규제하기보다는 소통으로 문제를 푸는 조직”이라며 품목 특성을 반영한 정보 제공 방식을 살펴보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중량·가격 조정 전 사전 고지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부가 추진 중인 미식벨트 사업의 한 축인 ‘치킨벨트’와 관련해선 “한 지역을 꼭 정할 필요는 없다”며 지자체 다중 참여와 기업의 동시 참여 방식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송 장관은 유럽식 통계 작성을 참고해 공적이전소득을 농가소득에 적정 반영하는 방식을 관계 부처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보조·직불금 등 이전소득이 현실적으로 반영되지 않아 농가의 실질소득 구조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 밖에 농업인 사업자등록제에 대해선 희망자·청년농 중심의 선택적 도입과 단계적 의무화, 과세 체계 연계 등으로 가는 로드맵 검토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