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반보다 20배 위험” 암까지 유발…우주방사선, ‘나노튜브’로 막는다

- KIST, ‘질화붕소나노튜브 우주방사선 방패’ 개발
- 달·화성 기지 안전 확보, 달 탐사 기간 2배 연장

빨대를 이용한 기존 BNNT 필름과의 차이점.[K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고에너지 입자인 우주 방사선은 세포와 DNA를 손상시켜 암을 유발하며, 특히 표면에서 반사되어 발생하는 2차 중성자는 일반 방사선보다 최대 20배나 더 해롭다. 기존 차폐 소재로 널리 사용되는 알루미늄은 일정 두께 이하에서 추가적인 2차 중성자를 만들어내는 부작용이 있다.

이에 따라 가볍고 강하면서도 중성자 차폐력이 뛰어난 ‘질화붕소 나노튜브(BNNT)’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BNNT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5 수준인 약 5나노미터에 불과한 미세한 튜브 구조로 매우 가볍고 강하며 열 중성자 흡수 능력이 우수하다. 다만 기존에는 가공 기술의 한계로 얇고 잘 부서지는 시트 형태로만 제작되어 활용에 제약이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능성복합소재연구센터 장세규 박사 연구팀과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시영 교수 연구팀은 BNNT를 빽빽하게 배열해 튼튼하면서도 열을 잘 전달하며 우주 방사선을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는 보호막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비누 성분의 일종인 계면활성제를 활용해 물속에서도 BNNT가 엉기지 않고 안정적으로 분산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BNNT를 고농도 액정 형태로 제조했으며, 이 상태에서 가닥들이 자연스럽게 한 방향으로 정렬됐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정렬도와 밀도가 모두 높은 BNNT 필름을 제작했다. 완성된 BNNT 필름은 기존 형태보다 3배 이상 높은 밀도와 약 3.7배 향상된 중성자 차폐 성능을 보였다. 또한 유연하면서도 강도가 높아 다양한 구조물에 적용할 수 있다.

알루미늄 대비 높은 중성자 차폐능을 보유한 BNNT 차폐막.[KIST 제공]

미 항공우주국(NASA)와의 공동 시뮬레이션 결과 BNNT 필름은 알루미늄 대비 같은 질량 두께에서 약 15% 더 높은 방사선 차단 효율을 보였다. 특히 2차 중성자 차폐 성능이 뛰어났다. 즉, 우주 방사선 차폐 소재로 우수함이 입증됐다. 이 필름을 적절한 두께로 적용하면 달 탐사 우주비행사에게 국제우주정거장(ISS) 수준의 방사선 안전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이는 탐사 임무 기간을 최대 2배까지 연장할 수 있는 성과로, 향후 장기 우주 탐사 및 달·화성 기지 건설의 핵심 기반 기술로 기대된다. BNNT 필름은 앞으로 우주선의 경량 차폐 구조물, 달·화성 기지의 방호막, 고성능 우주복 소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으며, 인류의 안전한 우주 활동과 ‘뉴 스페이스’ 시대의 기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전망이다.

장세규 박사는 “나노소재인 BNNT를 우주 방사선 방패로 실제 적용하는 데 있어 제조 공정상의 기술적 한계를 돌파한 쾌거이며, BNNT의 밀도와 정렬도를 극한으로 높여 중성자 차폐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기계적으로 강하고 열을 잘 전달하는 장점을 가져 우주뿐 아니라 항공, 국방, 원자력 발전 시설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서 쓰일 수 있는 다재다능한 미래형 소재로 활용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