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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WRC 랠리 재팬’ 막올라…콘서트장 방불케 한 도로 위 레이싱 축제

6~9일 日 아이치·기후현 일대서 개최
토요타 가주 레이싱, 5년 연속 제조사 부문 우승
레이싱 팀과 수천여 명 관객 어우러진 축제
‘모리조’ 아키오 토요타 회장 깜짝 등장 눈길
엘핀 에반스 등 정상급 선수들 일일히 응원 눈길

일본 아이치현 일대에서 열린 ‘2025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의 13라운드 ‘일본 랠리’ 개막 행사에서 레이싱카가 도로 위에서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헤럴드경제(아이치현)=서재근 기자] #.트랙이 아닌 도심 속 도로 위에 레이싱카가 고막을 자극하는 굉음을 내고, 이 광경을 지켜보는 수백수천여 명의 시민들은 관중석이 아닌 길거리에서 연신 환호성을 지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국제자동차연맹(FIA) 주관 글로벌 모터스포츠 대회 ‘2025 월드 랠리 챔피언십(이하 WRC)’의 13라운드 ‘일본 랠리(FORUM8 Rally Japan)’가 6일 일본 아이치현 일대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는 이미 지난 대회인 중부 유럽 랠리에서 ‘5년 연속 제조사 부문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확정 지은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팀(TGR-WRT)을 비롯해 지난해 WRC 드라이버 부문 1위를 배출한 신흥 강자 현대 월드랠리팀을 비롯해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참가했다.

‘일본 랠리’ 대회 기간 서비스 파크로 사용되는 아이치현 토요타 스타디움에서 수백여 명의 관람객들이 선수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엘핀 에반스를 비롯한 TGR-WRT 소속 선수들이 관람객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이번 대회에서 서비스 파크로 사용되는 아이치현 토요타 스타디움은 개막 첫날부터 글로벌 톱가수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다. 토요타와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마련한 부스는 물론 스타디움 안팎을 가득 메운 3D 레이싱 체험, 각 레이싱팀 유니폼과 각종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 수십여 대의 푸드트럭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축제의 장’ 그 자체였다.

개막식의 백미는 도심 속 도로 위에서 펼쳐진 레이싱카 퍼레이드였다. ‘일본 랠리’는 글로벌 토요타의 본사가 들어선 토요타시를 거점으로 하는 치러지는 랠리로, 폐쇄된 서킷에서 치러지는 다른 모터스포츠와는 달리 일반도로와 산악지형의 임도를 통제해 진행되는 점이 특징이다.

토요타 스타디움 내 TGR-WRT 굿즈 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현대차 부스, RC카 체험존, ‘일본 랠리’ 관련 굿즈를 판매하는 부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WRC는 ▷기록 측정을 위한 ‘스페셜 스테이지(SS)’와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 ▷다음 스테이지로 이동하기 위한 ‘로드 섹션(RS)’ ▷하루 일정이 끝난 뒤 차량 정비를 위한 ‘서비스 파크(SP)’로 구성된다.

SS는 주최 측이 지정한 일반도로 또는 산간 임도의 통제 구간으로, 출발점과 결승점이 다른 ‘구간 주행’ 방식으로 진행된다. 드라이버는 이 구간에서 기록한 주행 시간의 빠르기 순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SSS는 1990년대부터 도입된 구간으로, 짧은 시간 동안 관람객이 경주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특별 스테이지다. 주최 측이 지정한 특정 지역 내에서 서킷 레이스처럼 두 선수가 1:1로 경쟁하며 달리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SSS는 서킷과 유사한 구조로 설계되며, 두 대의 차량이 동시에 출발하되 서로 다른 코스를 한 차례씩 주행해 총 2회 주행 기록의 합산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이같은 특성 덕분에 WRC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전 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일반 도로 위를 달리는 레이싱 카를 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모여든 모습.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특히, RS는 참가 선수가 다음 SS로 이동하기 위한 구간으로, 지정된 루트를 일반 도로를 통해 직접 주행해야 한다. 이때 참가 차량은 해당 지역의 도로교통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며, 대회 주최국의 운행 허가를 받아 번호판을 부착한 채 이동한다.

이 구간에서는 일반 차량과 함께 주행하는 경우도 많으며, 열성적인 랠리 팬들이 도로 주변에서 응원하거나 랠리카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날 개막식에서도 일반 도로에서 각 팀의 레이싱카들의 퍼레이드 세리모니가 펼쳐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풍경이지만, 토요타 스타디움에서 토요타시 역까지 이어지는 약 2㎞ 구간에 참가 선수들과 이들이 운전하는 레이싱카를 응원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본 랠리’에 참가하는 레이싱카가 토요타시 역 인근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해가 질 때까지 이어진 개막식 행사에는 ‘모리조(Morizo)’라는 예명을 달고 마스터 드라이버로 활동 중인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아키오 회장은 첫 드라이버 챔피언십을 노리는 TGR-WRT 소속 엘핀 에반스를 비롯해 각팀 선수들과 일일히 악수하며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광경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취재진과 관람객들로 행사장은 말 그대로 장사진을 이뤘다.

한편, 이번 일본 랠리에서는 드라이버들의 챔피언십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엘핀 에반스는 팀 동료인 8회 세계 챔피언 세바스티앙 오지에와 2회 우승자 칼레 로반페라를 13점 차로 앞서고 있다. 로반페라가 중부 유럽의 아스팔트 도로에서 우승하며 두 선수는 동점을 기록 중이다.

에반스는 지난 두 차례 랠리 재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23년에는 오지에와 로반페라를 제치고 TGR-WRT의 1-2-3 피니시를 이끌었으며, 지난해에는 오지에가 다시 한번 포디움에 올라 1-2 피니시를 기록했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오른쪽)이 TGR-WRT 소속 엘핀 에반스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중부 유럽 랠리에서 4위를 기록한 카츠타 타카모토는 2022년 첫 출전에서 포디움에 올랐던 홈그라운드인 이번 재팬 랠리에 참가한다. TGR-WRT2 소속 사미 파야리는 지난해 랠리 재팬에서 GR 야리스 랠리2 차량으로 WRC2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한 바 있다. 올해는 랠리1 머신으로 이번 대회에 첫 출전한다.

이날 첫 경쟁 스테이지 이후 다음 날인 7일에는 동부 지역에서 세 개의 스테이지(이나부·시타라·신시로·이세가미 터널)에서 진행된다. 각 스테이지는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 차례씩 반복 주행되며, 점심 무렵에는 토요타 스타디움으로 복귀해 차량 점검 및 정비가 이뤄진다.

‘일본 랠리’ 참가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8일에는 랠리팀이 북동쪽으로 이동하여 새롭게 추가된 오바라 스테이지와 기존의 에나, 가사기산 스테이지를 달린다. 모든 스테이지는 오전 주행 후 에나쿄 공원에서 타이어 교체 구간을 걸쳐 오후에는 역순으로 다시 진행된다. 같은 날 마지막에는 토요타 시에서 새롭게 마련된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가 진행된다.

마지막 날인 9일에는 남동쪽 오카자키 지역에서 경기가 진행된다. 이 구간에서는 두 차례의 슈퍼 스페셜 스테이지와 타이어 교체 구간이 마련된다. 이 구간은 누카타 스테이지와 미카와코 호수 스테이지 두 구간으로 나뉘어 각각 1회씩 주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