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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억이 허공에 날아갔다…마포구 K팝 공연장 사업 포기 신청 [세상&]

10월 문체부에 포기 승인 요청서 제출
국비, 시비 지원 받아 사업 진행
기본설계, 실시설계로 예산 이미 집행

K-팝 복합공연장 조감도. [마포구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 마포구가 유수지에 추진하던 K-팝 복합공연장 조성 사업이 취소 수순에 돌입했다. 사업이 좌초되면서 30억 넘는 혈세가 허공에 뿌려지게 됐다.

9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마포구는 지난달 문체부에 K-팝 복합공연장 조성 사업 포기 승인 요청서를 제출했다.

K-팝복합 공연장 사업은 ‘마포구 마포대로1길 9’ 일원 약 6500㎡ 부지에 지상 5층, 연면적 1만1778㎡ 규모의 대중문화 공연전문 시설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부지는 현재 유수지 시설 및 공영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이 사업에는 국비와 시비 지원을 받아, 총 914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었다. 2019년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한 뒤, 2020년부터 매년 예산이 책정돼 국비와 시비를 지원받았다.

하지만 설계 변경 사업이 지연되면서 지난해 10월 행안부 투자심의위에 다시 상정됐다. 규정에 따르면 4년내 사업을 착공하지 못할 경우 행안부 투자심의위의 재심의를 받아야 된다. 투자심의위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제2세종문화회관과의 차별성, 주민의견 수렴 등을 요구하며 마포구 안건에 대해서 ‘재검토’ 결정을 내렸다. 투자심사위는 제2세종문화회관에 대해서도 유사한 의견으로 ‘재검토’결정을 내렸다.

올해 4월 두 사업 모두 투자심의위에 재상정 됐지만 희비가 헛갈렸다. 서울시의 제2세종문화회관 사업은 심의를 통과한 반면, 마포구는 ‘반려’ 결정을 받았다. ‘반려’는 투자사업이 추진시기와 규모, 재원조달 계획 등 사업 타당성을 채우지 못한 것이 ‘명백’할 경우 내려지는 결정이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제2세종문화회관은 최근 설계안을 선정하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2세종문화회관 조감도. [서울시 제공]

마포구는 지난 6월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 용역을 다시 진행했다. 용역결과 경제 편익(B/C)은 0.618, 수익성지수(PI)는 0.689로 기준 1에 미치지 못했다. K팝 공연장을 선호하는 주민들도 많지 않았다. 구가 지난 1월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K팝 공연장보다는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체육시설로 추진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14일부터 25일까지 주민 89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체육연계 시설을 선호한다는 대답이 76.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결국 마포구는 이 사업을 중단하고, 이 자리에 체육시설을 짓기로 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지난 9월 말 열린 ‘K-팝 복합공연장 조성 사업 마포 유수지 활용방안 주민설명회’ 자리에서 “이번 결정은 단순한 사업 중단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 더 나은 길을 찾는 새로운 출발”이라며 “마포구는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마포의 미래 가치를 높여나가는 시설이 될 수 있도록 주민과 긴밀히 소통하며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업이 진행되면서 이미 마포구 예산 뿐 아니라, 국비와 시비가 투입됐으며, 이중 일부가 이미 집행됐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문체부는 125억원, 서울시는 21억원을 투입했다. 이중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비용으로 31억원(마포구 추산)이 집행됐다. 이중 문제부 예산은 21억원, 서울시 예산 4억5000만원, 구 예산은 5억5000만원이다. 집행되지 않은 금액은 ‘불용 예산’으로 환수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미 집행된 예산을 어덯게 할 것인지를 놓고 서울시 마포구와 함께 논의를 하고 있다”며 “그 결정이 내려진 이후 사업 포기 승인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