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손님 토하셨어요” 가짜 토사물 뿌려 합의금 뜯은 택시기사의 최후

서울북부지법, 징역 4년 6개월 선고
편의점서 죽, 커피 등 섞어 오물 제조
1년간 160여명 1억5000만원 편취

60대 택시기사가 가짜 토사물을 만들기 위해 쇠고기죽을 사는 모습. [SBS 보도화면 갈무리]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술에 취한 승객이 잠든 사이 가짜 토사물을 뿌려 합의금을 뜯어낸 60대 택시기사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기사는 동종 범죄로 징역형을 살고 출소한 지 넉달만에 똑같은 수법으로 160여명을 속여 모두 1억 5000만원을 뜯어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공갈과 공갈미수·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 A씨(68)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전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택시를 몰며 야간에 만취 승객이 탑승해 잠들면 죽과 커피 등을 뒤섞은 가짜 토사물을 차량 내부와 승객 신체, 자신의 얼굴과 얼굴 등 곳곳에 뿌린 뒤 승객을 깨워 변상금을 요구했다. 가짜 토사물은 편의점에서 쇠고기죽과 커피를 사서 비닐봉지에 섞어 준비했다.

그는 “택시에서 구토하면 어떡하느냐”며 세탁비와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또 A씨는 미리 준비한 부러진 안경테를 바닥에 떨어뜨린 뒤 “운전 중 발로 나를 폭행해 안경이 부서졌고 얼굴을 다쳤다”며 “제가 참을 테니, 경찰서 가면 사장님 구속된다. 운전 중에 건드리면 벌금도 1000만원”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112에 허위 신고를 해 형사 합의금을 받아내거나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주는 방법 등으로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이 수법에 1년 동안 피해자 160여명이 약 1억5000만원을 합의금으로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범행은 운전자 폭행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관이 직접 승객으로 위장해 탑승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지난 4월1일 경기 남양주에서 A씨를 현행범 체포한 뒤 구속 송치했다.

재판부는 A씨가 동일한 범행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살고 출소 불과 4개월 만에 재범한 점, 동종 수법의 반복과 다수 피해자가 발생한 점 등을 들어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전 사건보다) 공갈 피해자 수도 훨씬 많고 피해자들을 상대로 무고 범행까지 저질렀다”며 “피해 보상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제3의 피해자 양산을 방지하기 위해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A씨가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고, 건강 상태와 경제 형편 등에 일부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등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