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 근무 장기화에 FAA, 전국 49개 공항 운영 감축 명령
백악관 “추수감사절 항공편 차질 땐 4분기 역성장 가능성”
백악관 “추수감사절 항공편 차질 땐 4분기 역성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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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이 항공편을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연방정부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이 계속될 경우, 11월 말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에 미국 항공편 운항이 사실상 마비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로 인해 올해 4분기 미국 경제가 역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추수감사절 여행 시즌이 다가올수록 항공 여행이 극도로 줄어들 것”이라며 “항공교통관제사들 중 실제로 출근하는 인원도 매우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어디로 향하는지 솔직해져야 한다”며 “관제사들이 급여를 받기 전까지는 사태가 개선되기 어렵고 오히려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1일 시작된 셧다운이 두 달째 이어지면서 미 전역에서 항공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항공관제사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자 생계를 위해 휴가를 내거나 다른 일자리를 찾으면서, 공항 인력 부족으로 항공편 지연과 결항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연방항공청(FAA)은 항공 안전 확보와 관제 인력 부담 완화를 이유로 7일부터 전국 40개 주요 공항에서 항공편 4% 감축을 지시했다.
FAA는 이번 조치가 무급 근무 중인 관제사들의 피로 누적을 완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FAA는 오는 14일까지 감축 비율을 10%로 확대할 예정이며, 필요시 추가 축소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의 운영 부담이 급격히 커질 전망이다.
주말 동안 미국 주요 도시 애틀랜타, 댈러스, 덴버, 시카고, 로스앤젤레스(LA), 뉴욕 의 공항에서는 매일 수백 편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결항은 특히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3대 대형 항공사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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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국제공항에서 출발 안내판에 취소횐 항공편 시간이 표시돼 있다. [로이터] |
항공 데이터업체 시리움(Cirium)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은 325편(전체 일정의 6% 이상), 유나이티드는 210편(5% 이상), 델타는 175편(4% 이상) 의 운항을 취소했다.
항공사들은 대형 공항 간이나 국제선보다 지역 공항 연결편을 우선 감축했다. 이들 노선은 일반적으로 50~75명의 승객만 수용할 수 있지만, 대도시 간 노선은 그 두 배 이상을 태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메리칸항공 운영책임자(COO) 데이비드 사모어는 내부 메시지에서 “FAA의 지침을 따르면서도 혼란을 최소화하고 고객 피해를 줄이기 위해 24시간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 는 보고서에서 “추수감사절은 1년 중 가장 붐비는 여행 시기이며, 항공사들이 승객을 재배치할 여력이 거의 없다”며 “결국 수익 손실과 고객 서비스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항공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방정부 셧다운의 조속한 종료를 촉구하고 있다.
미 항공업 협회는 7일 성명에서 “셧다운 이후 항공관제 인력 부족으로 이미 350만 명 이상의 승객이 지연·결항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의회가 즉시 행동해 정부를 재가동하고, 관제사들에게 급여를 지급해 항공 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추수감사절 전후 약 12일간 3100만 명 이상이 여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FAA는 이번 조치에 대해 “항공 안전 강화와 관제사 피로 누적 방지”를 위한 것이라며 “특히 한 달 넘게 무급으로 근무 중인 현실을 감안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제니퍼 호멘디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항공 시스템 내 압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조치야말로 항공안전의 기본인 리스크 관리(Safety Management) 이며 옳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BS 인터뷰에서 “추수감사절은 경제에서 연중 가장 중요한 소비 시즌 중 하나”라며 “만약 사람들이 그 시기에 이동하지 않는다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골드만삭스는 이미 GDP가 1.5% 감소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셧다운이 몇 주 더 지속되면 그 수치는 더 낮아질 것”이라며 “특히 연휴 기간 대규모 항공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최대 명절이자 여행업계 최대 성수기인 추수감사절 연휴에 항공편 축소가 이어질 경우, 여행 수요 감소로 숙박·외식·소매업 등 관련 소비 지출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