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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메카닉 ‘원팀’”…토요타 가주 레이싱, WRC 왕좌 오른 비결은 ‘팀워크’

TGR-WRT 랠리 1·2 테크니컬 매니저 인터뷰
“드라이버와 쉼 없이 의견 교환·소통”
TGR-WRT 챌린지 프로그램 3·4기생 간담회
“매 순간 최고의 환경서 주행 경험 쌓아”
타카하시 GR 컴퍼니 사장
“TGR-WRT, 차별과 격차 없는 가족”

일본 아이치현 일대에서 열린 ‘2025 WRC’ 시즌 13라운드 ‘일본 랠리’에서 1~3위를 석권한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팀(TGR-WRT) 선수들과 팀 구성원들이 지난 9일 폐막식에서 가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헤럴드경제(아이치현)=서재근 기자]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팀(TGR-WRT)은 또 하나의 가족입니다. 역할은 각자 다르지만, 그 어떤 차별이나 구분 없이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일터를 떠나면 가족처럼 지냅니다. 이것이 TGR-WRT의 강점입니다. (토모야 타카하시 가주 레이싱 컴퍼니 사장)

“레이싱 중에 사고가 나면 드라이버는 매우 억울하고, 마음이 안 좋겠죠. 그럴 때 우리는 ‘너의 탓이 아니야’라면서 격려하고 안아줍니다. 그리고 메카닉들은 ‘가장 완벽하게 고쳐주겠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전력을 다해 수리하죠.” (하마다 겐조 랠리1 TGR-WRT 테크니컬 메카닉)

TGR-WRT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일본 아이치현 일대에서 열린 ‘2025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시즌 13라운드 ‘일본 랠리(FORUM8 Rally Japan)’에서 1~3위를 석권했다. TGR-WRT가 글로벌 무대를 주름잡는 최강자로 자리매감하게 된 비결로 팀 소속 선수와 엔지니어, 메카닉 등 모든 구성원은 한목소리로 ‘팀워크’를 꼽았다.

다케다 유이치로 TGR-WRT 고객 모터스포츠 테크니컬 매니저 [WRC 일본 랠리 공동 취재단]

다케다 유이치로 TGR-WRT 고객 모터스포츠 테크니컬 매니저와 하마다 겐조 랠리1 TGR-WRT 테크니컬 메카닉은 ‘일본 랠리’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한국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드라이버와 코드라이버, 메카닉 등 모두의 협력과 신뢰, 노력 어우려져 오늘날 최강의 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하마다 겐조 메카닉은 “같은 레이싱 구단 내에서도 팀별로 운영 노하우나 코스 컨디션 등 세세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팀 구분 없이 ‘특정 코스에서 차량 세팅을 어떤 식으로 했을 때 효율이 가장 높았는지’, ‘기상 상황에 따른 노면 컨디션 변화’ 등 여러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했다”고 말했다.

하마다 겐조 랠리1 TGR-WRT 테크니컬 메카닉 [WRC 일본 랠리 공동 취재단]

다케다 유이치로 매니저 역시 “올해는 WRC 규정에 따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빠지고, 타이어 스폰서가 한국의 ‘한국타이어’로 변경되는 등 변화 요소가 상당히 많았다”며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자동차 성능을 한계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쉼 없이 피드백을 교환했고, 이 같은 노력이 쌓여 이번 랠리에서도 포디엄 달성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이번 일본 랠리에서 1위에 오르며 시즌 6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WRC의 황제’ 세바스티앙 오지에도 폐막식에서 “대회 마지막 날 혹독한 컨디션에도 팀이 훌륭한 차를 제공해 준 덕분에 우리에게 가장 완벽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며 동료들과 TGR-WRT 기술진을 향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타카하시 토모야 가주 레이싱 컴퍼니 사장 [WRC 일본 랠리 공동 취재단]

‘인재 육성’도 TGR-WRT 성장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TGR-WRT는 선수층을 투텁게하고, 향후 랠리를 이끌어갈 드라이버를 육성하기 위해 ‘TGR 드라이버 챌린지 프로그램’(이하 챌린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선발된 드라이버들은 핀란드에서 드라이빙 기술, 페이스노트 작성, 체력 및 정신 트레이닝 등 종합적인 교육을 받는다. 이번 일본 랠리에도 참가한 TGR-WRT 소속 가츠타 다카모토 역시 이 프로그램 출신이다.

타카하시 토모야 가주 레이싱 컴퍼니 사장은 지난 8일 한국 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챌린지 프로그램 도입 배경에 관해 “WRC에서 지속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젊은 선수가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챌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하게 피지컬뿐만 아니라 멘탈을 포함한 종합적인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요타는 모터스포츠를 기반에 두고 차량을 만든다”며 “다른 팀에서도 빨리 달리는 드라이버를 영입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차량을 이해하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바꾸면 좋은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드라이버를 육성하는 것이다. 이것이 챌린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TGR 드라이버 챌린지 프로그램’ 드라이버 3기생 마츠시타 타쿠미.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WRC 챌린지 프로그램 드라이버 3기생 마츠시타 타쿠미는 “챌린지 프로그램에 참가해서 좋은 점은 모든 드라이버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이라며 “랠리는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엔지니어와 메카닉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아무런 사전 배경이 없는 사람이라도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얻으면 최상의 환경 속에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모터스포츠는 진입 장벽이 높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이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랠리에 출전하는 방법조차 몰랐을 것”이라며 “랠리 챌린지의 경우 주말에만 완결되는 프로그램이다. 회사를 쉬지 않아도 되고, 홈페이지에 이해하기 쉬운 해설도 준비되어 있다. 이런 요소들이 랠리나 모터스포츠의 문턱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4기생인 야나기다 간타도 “챌린지 프로그램은 향후 랠리 드라이버로서 활약하기 위한 단계로서 말 그대로 ‘최고의 길’”이라며 “글로벌 톱 클래스 위치에서 활약해 온 코치진으로부터 통해 페이스를 관리하는 법을 비롯해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받으며 훈련하는 매 순간 최고의 환경에서 주행 경험을 쌓고 있다”고 평가했다.

‘TGR 드라이버 챌린지 프로그램’ 드라이버 4기생 야나기다 간타. 아이치현=서재근 기자

챌린지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갖춰야 할 덕목 역시 ‘화합’과 ‘소통’이다. 타카하시 사장은 “챌린지 프로그램의 경쟁률은 수백대 일에 달한다”며 “면접 과정에서는 ‘인성’을, 실기 평가에서는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 능력인데, 무엇보다 랠리에서 팀원과의 융화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챌린지 프로그램은 24세 이하 젊은 층을 대상으로 서류심사, 실기평가, 면접을 거쳐 참가자를 선발한다. 아직 ‘일본 국적을 가진 자’로 자격 조건에 제한을 두고 있지만, 타카하시 사장은 “랠리에 국경은 없다”며 외국인까지 지원범위를 확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2025 WRC’ 시즌 13라운드 ‘일본 랠리’에서 1~3위를 석권한 토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 랠리팀 선수단과 토요다 아키오 회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제공]

한편, 이번 ‘일본 랠리’에서 1위인 TGR-WRT 소속 세바스티앙 오지에(코드라이버 빈센트 린다이스)에 이어 엘핀 에반스(코드라이버 마틴 스콧)와 사미 피야리(코드라이버 사르미넨 마르코)가 각각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WRC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세계 최정상급 모터스포츠 대회로 포장도로에서부터 비포장도로, 눈길까지 각양각색의 환경에서 펼쳐지는 연간 경기 결과를 토대로 제조사와 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이 결정된다.

2025 WRC는 모두 14라운드로 구성돼 있으며 마지막 라운드는 오는 26~29일 WRC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