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24시간 구조체계 가동”…해체 절차 위반·비숙련자 투입 등 원인 규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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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하고 있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와 관련해 정부가 11일 정오 4·6호기 발파 해체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수습 국면에 들어간다. 그러나 사고 원인을 둘러싸고는 해체 과정에서의 절차 위반과 비숙련 인력 투입 등 안전관리 부실 정황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오전 중앙사고수습본부 공동본부장 자격으로 가진 브리핑에서 “오늘 발파작업은 사고 수습 과정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매몰된 노동자들을 하루라도 빨리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전문가들과 함께 4·6호기 발파에 필요한 안전진단을 완료했고, 반경 1㎞ 이내 기관에 통보했으며, 경찰은 인근 도로를 전면 통제했다”며 “울산시민들께는 오전 11시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위험도가 높은 작업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또 “발파 이후 현장의 안정성을 다시 확인한 뒤 중장비와 인력을 추가 투입해 24시간 구조체계를 가동하겠다”며 “통합지원센터와 직업트라우마센터를 중심으로 유가족과 피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조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의심되는 여러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시공사 HJ중공업이 작성한 ‘울산 기력 4·5·6호기 해체공사 안전관리계획서’에는 ‘하부 10m 이내 보일러 내부 및 설비류 철거’ 후 ‘사전 취약화’(타워를 특정 방향으로 무너뜨리기 위해 일부 철골을 미리 절단하는 작업)를 하도록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붕괴 당시 작업자들은 상부 25m 지점에서 취약화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하부 철골을 먼저 제거하고 상부에서 작업을 이어간 것은 안전계획의 순서를 거스른 셈이다.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의 ‘기술시방서’ 역시 “상층 취약화 완료 전에는 아래층 주요 지지부재를 절단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어, 계획 미준수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시공사 계획서에는 ‘벽체·기둥 해체 시 전도사고 위험성 지수’를 12로 평가하며 ‘상당한 위험’으로 분류했지만, 실제 대책은 ‘관리적 제어’(교육·매뉴얼 정비 등)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공학적 보강 조치가 병행됐는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사망자 중 한 명은 플랜트 현장 경험이 전무한 일용직으로, 인력업체를 통해 투입된 비숙련자였다”며 ‘위험의 외주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기술시방서에는 ‘우수한 기능공을 동원해 안전하게 작업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 하도급 구조의 관리 책임 논란도 커지고 있다.
공사 기간이 애초 계획보다 수개월 연장된 점도 변수다. 동서발전은 “시공사 요청으로 기간을 연장했지만, 위약금 등으로 압박하지는 않았다”고 밝혔으나, 이달 16일로 예정된 발파 일정을 맞추기 위해 막바지에 무리한 작업이 진행됐을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안전계획서의 취약화 지점과 폭약량이 구체적 근거 없이 작성돼 있고, 도면과 설명이 일치하지 않는 등 허술했다”며 “같은 시공사가 지난 3월 서천화력발전소 발파 때도 실패한 전례가 있어 이번엔 과도한 취약화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발파를 계기로 구조작업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사고 원인 규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 장관은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온 나라가 나서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지침에 따라 안전하고 신속한 구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