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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준공영제 6조원 투입, 돈 먹는 하마 됐다” [세상&]

경실련 “공공주도 준공영제 전면 재설계해야”
배당액 2021년 222억에서 2023년 581억원 늘어

1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열린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개편안 분석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2004년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도입 후 18년간 6조3000만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오히려 공공성은 하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버스 준공영제 20년,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은 공공주도로 준공영제를 전면 재설계해야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2004년 수입금 공동 관리형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버스 준공영제는 버스 운영을 민간 업체에 맡기되, 노선 계획 및 관리는 지자체가 맡는 제도다. 운행 적자가 발생하면 지자체가 재정으로 보전해 준다. 특히 서울시가 도입한 준공영제는 운송 수입과 관계없이 표준운송원가로 계산한 운영비를 서울시가 전액 보전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경실련은 “재정지원은 폭증하고 요금은 인상됐지만 민간 버스회사 책임은 부재하다”고 꼬집었다.

이 단체는 “서울시의 버스 보조금은 2019년 이후 3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버스회사는 오히려 역대급 수준의 이윤과 배당을 기록하고 있다”며 “전적으로 공공 재정에 의존하는 수입금공동관리형 버스준공영제에서, 운영원가 전액을 서울시가 보전해주는 구조임에도 이윤까지 최대한 보장받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부연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버스준공영제의 참여하는 버스회사의 평균 배당액은 2015년 222억 원에서 2023년 581억 원으로 증가했다. 또한 같은 기간 평균 배당성향은 56.98%로 국내 기업 평균보다 20% 이상 높다. 미처분이익잉여금은 2015년 2821억 원에서 2023년 5224억 원으로 늘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서울시는 재정적자 확대를 이유로 버스요금 인상에 나서며 시민들의 부담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경실련이 전자공시를 통해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인 2019년의 경우에는 서울시내버스회사들이 오히려 매출총이익이 늘어났으며 서울시가 요금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한 그해 말인 2022년에는 대표적인 서울시내버스업체인 서울교통네트웍은 현금배당을 51억원 실시했다.

경실련은 “ 물론 표준운송원가의 약 70~80%를 차지하는 인건비와 연료비가 경직적이어서 구조적 개선이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는 되고 있다”며 “그러나 표준운송원가의 공공부문 전가와 민간 버스회사의 고이윤·고배당 문제는 이러한 경직성과는 별개의 사안임에도, 현실에서는 이를‘어쩔 수 없는 구조’로 동일시하며 개선 불가능하다는 논리로 귀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구조 속에서 서울시의 재정지원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적자가 누적되면서, 요금 인상 등 교통정책 전반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며 “따라서 인건비와 연료비의 경직성을 이유로 제도 개선을 미루기보다, 공공이 부담하는 표준운송원가 구조 자체에 대한 투명화와 이윤 배분 방식의 공공적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버스 준공영제 문제는 비용은 모두 공공이 부담하지만 민간의 효율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운영 구조로 전면 재설계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운송원가를 외부 평가와 회계감사로 검증하고 노선 조정권과 차량 일부 공영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총액 입찰제나 운행 거리(㎞)당 원가 정산 도입, 대당 기준을 ㎞당 표준원가로 전환, ‘버스법’ 제정 등 대책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