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은퇴 선언 이후
미치 매코널, 보니 왓슨 콜먼 등 은퇴 선언 잇달아
지리멸렬한 민주당서 특히 세대교체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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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소속 보니 왓슨 콜먼 하원의원이 지난 5월 자신의 지역구인 뉴저지주의 뉴어크에 있는 델랜시 홀 이민세관집행국(ICE) 구치소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AP]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내년 미국 의회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령의 의원들을 필두로 은퇴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신호탄을 쐈고, 최근 지방선거에서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자가 불러일으킨 효과가 ‘세대교체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다수의 언론에 따르면 보니 왓슨 콜먼(민주당·뉴저지) 하원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콜먼 의원은 엑스(옛 트위터)에 “나는 내가 대표하는 이들을 위해 항상 선두에 서겠다고 수년 전 약속했으며, 내 능력 안에서 최선을 다해 그 약속을 이행했다고 믿는다”며 “나는 항상 원칙에 입각한 진보적 정책을 위한 싸움의 최전선에 서 왔다”고 게시했다.
콜먼 의원은 이어 “재선에 도전하지는 않지만, 공직에서의 마지막 해에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아있다”며 “임기 마지막 날까지 제12선거구 유권자들을 위해 계속 봉사할 것”이라 밝혔다. 콜먼 의원은 “당내 새로운 인물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물러설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콜먼 의원은 2015년부터 뉴저지주를 대표해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직했다. 지난 2024년 선거에서 다리우스 메이필드 공화당 후보를 61.2% 대 36.4%로 누르고 임기를 이어갔으나, 80세의 나이 등을 감안해 은퇴를 선언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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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 2022년 12월 22일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며, 1941년 12월 영국 윈스턴 처칠 총리의 연설을 듣는 미국 의회 의원들의 사진 속 자신의 아버지를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 |
고령 의원들의 은퇴 선언은 특히 민주당에서 많이 나오고 있다. 딕 더빈(민주당·일리노이) 상원의원과 진 섀힌(민주당·뉴햄프셔) 상원의원도 내년 재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더빈 의원은 80세, 섀힌 의원은 78세라는 나이가 은퇴 선언의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구심점을 잡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의 분위기가 정계 은퇴를 결심하게 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보수 진영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침없는 정책 등으로 강한 드라이브를 받고 있지만, 진보 진영은 좀처럼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지방선거에서 완승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가 했지만, 10일 셧다운 종료를 위한 임시 예산안 처리에 8명이나 이탈이 나오면서 다시 내부 분열 분위기로 돌아섰다.
정가에서는 지난 6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캘리포니아)이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 일종의 신호탄이 됐다고 보고 있다. 85세 고령의 펠로시 의장은 1987년 하원에 입성해 20선(選)을 하며, 두 차례나 하원의장(2007~2011년, 2019~2023년)을 지냈다. 영향력이 막강한 정치인이지만, 워낙 오랜 기간 재임하다보니 민주당 내부에서도 후진을 위해 길을 터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의 은퇴와 반대되는 지형으로, 무명이었던 34세의 정치 신예 조란 맘다니가 뉴욕시장이 된 것도 고령 의원들의 정계 은퇴를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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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연방정부 셧다운 첫날인 지난 10월 1일,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투표를 마친 미치 맥코넬 미 상원의원이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고 있다. [로이터] |
고령 의원들의 정계 은퇴는 공화당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미치 매코널(공화당·켄터키) 상원의원도 내년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의 은퇴는 단순히 고령(83세)으로 인한 은퇴라기 보다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줄임 말로,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극우 진영) 세력이 기존 주류 보수파를 밀어내는 형태라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공화당 주류파의 상징인 그는 7선을 거치며 상원에 몸 담았고, 2007년부터 17년을 상원 원내대표로 재직했다. 이는 미 의회 역사상 최장수 상원 원내대표라는 기록으로 남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이후 재선에 실패하고, 선거가 조작됐다는 음모론을 주장하자 매코널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등졌다. 이후 MAGA 세력 등으로부터 압력을 받으면서 지난해 상원 원내대표직을 내려놨다.
현재 미국 상원은 최장 기간이라는 기록을 다시 쓴 셧다운(연방정부 일부 기능정지)을 간신히 끝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례 직전의 셧다운은 매코널 의원이 주도했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에 매코널 의원이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공화당 측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이어가거나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고 셧다운 상황으로까지 민주당을 압박하는 등의 전술을 썼다. 민주당이 10일까지 고수했던 전략과 꼭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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