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여야, 54개 민생법안 先처리…K스틸법·반도체법은 빠져 [이런정치]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등 54개 비쟁점법안
자동차관리법·상생협력법 등 13일 본회의 상정
패스트트랙 반도체특별법 제외…여야 합의키로

지난 10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응급실 뺑뺑이 방지법’인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여야는 정부 예산안 심사에 본격 돌입하기에 앞서 쟁점이 없는 민생법안 처리에 나선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여파로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등 시급한 법안부터 통과시키기로 합의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사법개혁 관련 입법, 상법 추가 개정은 추후로 밀어두고 협치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민생법안을 시급 처리하겠다는 것과 달리 여야가 공동당론으로 채택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K-스틸법), 신속 처리 안건(필리버스터) 지정 6개월이 경과한 반도체특별법이 정작 이번 본회의 안건에서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13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 54개 비쟁점법안을 상정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은 법안들이 대상으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대표적이다. 이 법에는 가덕도신공항 건설로 피해를 본 주민들의 소득과 재정착 지원 방안 등이 담겼다.

택배노동자들의 고용불안과 과로를 해결하고 안전한 배달 환경을 조성하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도 이번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현행법상 물류서비스 사업자와 영업점 및 노동자는 표준계약서 또는 표준계약서에 기초한 위탁계약서 사용을 권장하도록 하는데, 이를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또 택배노동자가 반드시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하고 교통안전 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해 2년 이내에 동일한 결함이 일정 횟수 이상 발생한 경우 안전성인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 납품대금 연동 대상에 에너지 요금을 포함하고 탈법행위를 명시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개정안도 본회의 부의 안건에 포함됐다. 법사위에서 통과된 항공안전법 개정안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수용해 이번 본회의 상정 법안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항공안전법은 국민의힘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위헌 판결을 받았던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며 반대하는 법안이다.

다만 여야가 공동발의한 K-스틸법, 패스트트랙 기간이 지난 반도체특별법은 이번 본회의에서 빠지면서 법안 처리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를 뒷받침할 첫 예산 정국을 앞두고 여야 합의가 된 법안부터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의사 진행 방해를 위한 합법적 무제한 토론)를 예고한 쟁점 법안과 민생 법안이 뒤섞일 경우 무한정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K-스틸법은 22대 국회 들어 여야가 처음으로 공통 당론으로 내놓은 법안으로, 미국의 관세 장벽과 중국의 저가 공세, 탄소중립 과제 등에 직면한 국내 철강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세제·재정 지원 및 규제 완화 등을 담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인 어기구 민주당 의원과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여야 국회의원 106명이 공동발의했다.

그러나 K-스틸법이 여야 공통추진법안으로서 민생경제협의체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본회의 상정이 어려워졌다. 허영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힘이 민생경제협의체 테이블 내에서 K-스틸법을 포함해서 여러 공통 공약과 민생법안 처리에 대한 합의 이뤄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패스트트랙에 태웠던 반도체특별법도 이번 본회의 법안에서 제외됐다. 여야 합의를 끌어내는 차원에서 빠졌으나 주52시간제 적용 예외를 놓고 여야가 평행선을 달려 난항이 예상된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지난 10일 기자들과 만나 “오는 27일 (예정된 본회의)까지 최대한 합의하기로 했다”며 “13일 본회의에는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합의되면 처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은 13일 본회의에 보고하고 27일 표결하기로 했다. 추 전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별도로 개최하지 않는 데 여야가 합의한 셈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체포동의안은 보고 후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하도록 하고 있다. 체포동의안이 72시간 이내에 표결되지 아니하는 경우엔 이후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표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