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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식 정치, ‘규범’보다 ‘실리’로 맞서야”…美민주당, 현실 노선 전환 택해

트럼프2기 1년 만에 달라진 민주당…“승리 위해선 냉정해야”
셧다운 표결·지도 재조정·스캔들 대응까지…“이상보단 생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묘지에서 열린 재향군인의 날 기념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권력 집중과 정치적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도덕 중심’ 이미지를 벗고 ‘실용주의 중심’의 현실적 노선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상보다 생존’이란 인식이 당 안팎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정부 셧다운(일시적 행정 중단) 해제를 위해 공화당안에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성향 상원의원 8명이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트럼프 2기 집권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터져 나온 이 사태는, 민주당이 ‘기존 교과서적 정치’를 버리고 더 단호한 전술을 택해야 한다는 흐름으로의 변화를 상징한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뉴욕주)는 “요구했던 의료 관련 조항이 없는 예산안엔 결코 찬성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규범의 정치로는 트럼프 못 막아”

크리스 반 홀런 상원의원 [AP]

민주당 내부에선 “트럼프의 규범 파괴에는 더 이상 원칙론으로 맞설 수 없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는 “규범을 지키려다 권력을 내줬던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자기반성의 연장선이다. 메릴랜드주 크리스 반 홀런 상원의원은 “초기엔 트럼프가 민주주의와 헌법에 얼마나 큰 위협인지 깨닫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의회와 시민이 단결할 때 힘이 생긴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셧다운 사태뿐 아니라 선거구 재조정(redistricting) 문제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엔 ‘독립 위원회’ 방식으로 공정성을 추구했지만, 이제는 공화당의 지도 개편에 맞서 직접 정치적으로 대응하려는 기류가 짙다.

캘리포니아 개빈 뉴섬 주지사는 주민투표를 통해 지도 재조정안을 통과시키며 “민주당도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라질 방문 중에도 “상원의원들이 아직도 ‘옛 규칙’에 묶여 있다”며 “트럼프 시대의 새로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점 있는 후보도 감싸기…“유권자들도 관대해져”

‘트럼프는 지금 가야 한다’는 문구가 쓰여진 피켓을 든 시위대 [EPA]

정치적 도덕성을 중시하던 민주당의 변화는 스캔들 대응에서도 뚜렷하다. 과거엔 논란이 생기면 즉각 후보를 교체했지만, 지금은 “불완전하더라도 이겨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폭력적 문자메시지가 공개됐던 버지니아 법무장관 후보 제이 존스는 오히려 선거에서 승리했다. 진보단체 ‘스윙 레프트’의 야스민 라디 전무는 “이제 후보에게 결점이 있더라도 물러설 수 없다”며 “정치는 수학이며, 다수를 확보해야 권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유권자들 역시 달라졌다. 메인주 보건부 공무원 켈리 뮤직은 상원 후보로 나선 그레이엄 플래트너의 과거 논란에 실망했지만 “지금은 과거보다 훨씬 관대한 분위기”라며 “우린 이제 오바마 시절의 ‘머스터드 논쟁’ 같은 시대를 살고 있지 않다. 트럼프가 3선을 시사하는 상황에서 규범만 따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미시간주 말로리 맥모로 상원의원은 “불편하더라도 같은 규칙으로는 안 된다. 불은 불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진보센터(CAP)의 네이라 탠든 대표도 “트럼프 재선은 민주당의 분수령이었다”며 “이제는 ‘정치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는 말 자체가 설득력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의 영혼을 복원하겠다’는 이상주의는 트럼프식 정치 앞에서 무력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내 일부 인사들은 여전히 “법과 규범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는 곧바로 “시대착오적” 혹은 “트럼프의 독주를 방조한다”는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메릴랜드주 빌 퍼거슨 주의회 의장은 웨스 무어 주지사의 선거구 재조정 추진에 반대하며 “장기적으로 법치와 가치가 무너지면 결국 역풍을 맞는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무어 주지사는 “트럼프가 마음대로 지도 규칙을 바꾸는 걸 두고볼 수 없다”며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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