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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CEO 방한…삼성·SK와 ‘동맹’ 가속

12일 화성캠퍼스 준공식 참석
1만6000㎡ 규모 제조기지 구축
전영현·곽노정 등과 잇따라 회동
이재용·최태원 회장 만남도 주목

크리스토프 푸케(왼쪽부터) ASML 최고경영자(CEO)와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ASML·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공]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1만6000㎡ 규모의 제조기지를 새로 구축했다. 이를 계기로 ASML 최고경영자(CEO)도 한국을 찾으면서, 반도체 핵심 기술인 노광장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가진 ASML이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더 긴밀한 협력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는 이날 오전 경기 화성 송동에서 열린 ASML 화성캠퍼스 준공식에 참석했다. 푸케 CEO는 이후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오찬을 시작으로 오후까지 업무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전날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업체다.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노광 장비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고 있어 ‘슈퍼 을(乙)’로도 불린다.

특히 최신 하이 NA(High-NA) EUV 장비 확보는 반도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기존 EUV보다 광학 해상도가 높아 회로를 훨씬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어 2나노 이하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과 차세대 고성능 D램 생산에 필수적이다.

이날 준공식은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업계에서는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ASML은 2022년 해외 지사 중 처음으로 직접 투자를 결정해 동탄 신사옥 건립을 추진했다. 신사옥은 지하 4층, 지상 11층 규모의 2개 동으로 구성됐으며, 총 연면적은 7만4418㎡에 달한다.

신사옥에는 한국지사 사무공간과 더불어 재(再)제조센터(Repair Center), 심자외선(DUV)·EUV 트레이닝센터 등이 들어섰다. 재제조센터 설립으로 국내에서 부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장비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해외 이송 등의 절차 없이 빠르게 수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트레이닝 센터를 통해 국내 DUV·EUV 장비 전문가 양성도 이뤄질 전망이다.

연간 생산가능 물량이 7~8대 수준이라 하이 NA EUV를 둘러싼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간 확보 경쟁은 치열하다. 인텔은 지난해 하이 NA EUV를 확보, 최근 세계 최초로 2나노 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양산을 발표한 바 있다. TSMC도 지난해 파운드리 업체 중 처음으로 하이 NA EUV 장비를 도입, 2나노 공정에 적용할 예정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소수 반도체 기업만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ASML에게 한국은 핵심 시장이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 9월 경기도 이천 M16 공장에 하이 NA EUV를 도입해 메모리 업계 최초로 양산용 장비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R&D용 하이 NA EUV 장비를 국내 최초로 설치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양산용 장비를 추가 투입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개소식을 기점으로 ASML과 삼성전자의 공동 R&D센터(조인트 랩) 프로젝트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2023년 12월 수도권에 극자외선(EUV) 연구소를 함께 설립, 하이 NA EUV를 이용한 2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을 개발키로 하고 약 1조2000억원을 공동투자하기로 합의했다.

푸케 CEO가 이번 방한 기간 중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회장은 지난해 4월 독일 자이스 본사 방문 당시 푸케 CEO를 만나 반도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뿐 아니라 유럽 출장 때마다 ASML 본사에 들렀고, 최 회장도 2023년 12월 ASML 본사를 방문하며 관계를 쌓은 바 있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