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도 안 돼 10조 늘어난 ‘빚투’ 자금
은행 신용대출도 1.2조↑…90%가 ‘마통’
“지금 들어가도 되나”…‘포포’도 동시 확산
코스피 ‘휘청’인 날 반대매매 1년 중 최고치
“빚투 늘수록 증시 변동폭 더 커져 유의”
은행 신용대출도 1.2조↑…90%가 ‘마통’
“지금 들어가도 되나”…‘포포’도 동시 확산
코스피 ‘휘청’인 날 반대매매 1년 중 최고치
“빚투 늘수록 증시 변동폭 더 커져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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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32) 씨는 최근 난생 처음 마이너스 통장에서 돈을 빼 투자에 나섰다. 그는 “그동안 투자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주식 투자 얘기가 끊이지 않아 불안했다”며 “한번 도 쓰지 않던 마이너스 통장에서 450만원을 꺼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와 미국 반도체주에 나눠 투자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증시가 역대급 랠리를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확산되며 마이너스 통장 대출과 신용거래 자금이 고공행진 중이다. 동시에 코스피 지수가 하루에도 냉온탕을 오가면서 선뜻 진입하지 못하는 ‘포포(FOPO·고점투자 공포)’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6조2165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6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11일에는 26조1197억원으로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소폭 감소했지만 26조원선을 웃돌고 있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16조3465억원, 코스닥 시장 9조8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2일 15조6823억원 수준이던 빚투 자금이 11개월 만에 10조5342억원 불어났다. 빚투 자금이 1년도 안돼 10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빚투 열풍은 시중은행의 가계 신용대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7일 기준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105조9137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말(104조7330억원)과 비교해 1조1807억원 늘었다. 불과 1주일 만에 10월 한 달 증가 폭(9251억원)을 넘어섰다. 신용대출 증가폭은 지난 2021년 7월(1조8637억원) 이후 약 4년 4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1조659억원 급증했고 일반신용대출이 1148억원 늘었다. 개인들의 공격적 주식투자가 마이너스통장 급증의 배경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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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모’는 국내 증시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인공지능(AI)·반도체 등 특정 산업을 중심으로 ‘슈퍼사이클’ 기대가 커지면서 “지금 아니면 기회를 놓친다”는 조급함이 투자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도 ‘트릭 오어 트릿’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며 ‘포모’ 현상을 다뤘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자들의 ‘놓칠까 두려움(Fear of Missing Out)’과 ‘전부 잃을까 두려움(Fear of Wipeout)’이 공존하는 양면 심리가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이러한 과열 심리가 증시 변동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코스피가 4000선을 오르내리며 하루 변동률이 2~5%대에 이르는 가운데 반대매매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7일 코스피가 3900선으로 밀린 날 하루 반대매매 금액은 380억원으로 1년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대매매란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빌려준 자금으로 매수한 주식의 결제대금을 투자자가 기한 내 납입하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해당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단기간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고, 통상 2영업일 이내에 대금을 상환하는 초단기 외상거래다. 주가가 급락하면 계좌의 유지증거금이 부족해지고, 증권사는 이를 보전하기 위해 반대매매를 단행한다.
신용융자를 통한 투자는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 압력으로 인해 다른 종목보다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조정장 국면에서 2021년에 신용융자가 집중됐던 종목들은 평균 대비 더 큰 폭의 낙폭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업종별로 보면 신용융자 자금은 2021년과 달리 자본재와 반도체 업종 쏠림이 심각하다. 최근 증시가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급상승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주가가 하락할 경우 해당 업종에서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낙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신용융자는 2021년 대비 자본재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에 따른 해당 업종의 가격 하락이 증폭될 우려가 있으며 두 업종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지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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