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환자 알선 후 36억원 챙겨
다단계 방식으로 알선 회사 운영
대표 및 임원 등은 보험 설계사 출신
다단계 방식으로 알선 회사 운영
대표 및 임원 등은 보험 설계사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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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알선조직의 설명회 개최 사진. [서울경찰청 제공]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병원에 환자를 소개하고 뒷돈 36억원을 챙긴 알선조직과 의료인 등 77명이 검거됐다. 이 조직은 다단계 방식으로 하부 조직원을 모은 후 환자를 물색해 병원에 소개했다. 소개받은 환자들이 병원에서 낸 진료비의 30%가량을 리베이트로 취했다. 범행에 가담한 의사 18명도 입건됐다.
배은철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은 12일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열린 검거브리핑에서 “병원에 환자를 알선하고 진료비의 일부를 리베이트 명목으로 챙긴 알선조직 브로커 46명과 이들과 거래한 의사 등 의료기관 관계자 31명을 검거했다”며 “이중 알선조직 대표 A씨와 부사장은 구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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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은철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팀장이 12일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의료기관 알선 조직 검거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영기 기자. |
이들에겐 ▷환자알선 ▷미등록 다단계판매 ▷공갈 혐의 등이 적용됐다. 이번 검거된 의료기관 관계자 가운데 18명이 의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된 알선조직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20개 의료기관에 환자를 알선하고 리베이트를 챙겼다. 알선 조직은 알선한 환자들이 지출한 진료비 137억원 가운데 25~30%인 36억원을 리베이트로 챙겼다. 알선 횟수는 3586회에 달한다.
의료법상 환자 알선 행위는 의료 시장 교랸을 막기 위해 엄격히 금지되고 있다. 리베이트를 통한 치료비 왜곡과 일반적인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 수가 인상 등 의료 시장에 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 관련 업무 경험으로 보험 및 의료업계 사정에 밝았던 A씨는 2021년께 본인이 대표인 알선회사를 설립했다. 회사는 전형적인 다단계 방식으로 꾸려졌다. 직원들은 부사장·전무·상무·이사·팀장 등으로 구성됐다. 회사는 각 직원의 알선환자 수와 진료비 등 실적점수를 통해 상위 직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체계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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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 알선조직의 환자 알선 조직 체계도. [서울경찰청 제공] |
전직 보험설계사들로 결성된 조직은 보험으로 보장되는 고가의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병원에 알선했다. 조직원들은 보험업에 종사하며 알게 된 경험과 인맥으로 1000만원의 고가 비급여 치료를 시행하는 의료기관과 환자알선 계약을 맺고 범행을 이어왔다.
조직은 의료기관별로 수수료 지급률을 달리 책정해 25~30%의 리베이트를 취했다. 또 실질적인 알선계약은 구두로 체결해 환자 알선 행위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으려는 치밀함도 보였다. 조직은 알선 업체라는 점을 숨기기 위해 외부에는 광고대행 또는 회원할인 협약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인 것처럼 꾸몄다.
이들은 환자들의 실손보험가입 여부와 가입 시기 등을 사전에 파악해 접근했다. 이를 통해 보험금이 지급되는 한도 안에서 고가의 치료를 받도록 했다.
알선 및 리베이트 과정에서 공갈 행위도 있었다. 조직이 알선한 환자의 진료비 보장을 하겠다며 병원에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알선 조직은 보험사에서 일부 환자의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자 의료기관에 ‘진료비를 반환하지 않으면 환자 알선 행위로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진료비 2000만원을 갈취하기도 했다.
의료기관 관계자들은 알선조직에서 환자들을 알선받고 진료비의 일정 비율에 비례해 일명 ‘역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검거됐다.
조직은 철저한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됐다. A씨 등은 하위 직원이 회원을 모집하도록 교육하고 회원이 환자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으면 상위 직급자에게도 수당을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했다. 실적 우수자들을 대상으로 가족 동반 해외여행을 보내주고 고급자동차를 지급하겠다며 승진 동기를 부여했다.
또 일부 환자는 직접 알선조직에 하단 조직원으로 가담해 리베이트 혜택을 받기도 했다. 진료가 필요한 본인이 조직에 가입해 진료를 받고 직원 명목의 리베이트 금액을 받는 식이었다. 이후 실적을 쌓아 상위 직급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배 팀장은 “의료법은 영리 목적으로 의료 기관에 환자를 소개·알선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있다”며 “지인 등을 의료 기관에 소개·알선하고 대가를 받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의료기관에서 특정 치료를 받으면 실손보험 처리가 된다고 소개하는 경우 환자알선에 해당할 수 있어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향후 의료법 등 관련 법령에서 금지하고 있는 방법으로 의료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범죄에 엄정대응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