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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먹이주면 단속된다고? 한 건도 없었다…도대체 왜? [세상&]

7월 1일 시행 후 단속 건수 ‘0’
“다량으로 살포하는 경우에 부과” 지침

비둘기떼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가 지난 7월 1일부터 비둘기 먹이주기를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하고 있지만 단속 대상을 ‘대량 먹이주기’에 한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단순한 먹이 주기를 과태료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조례 시행 된 후 최근까지 단속 건수는 ‘0’건이다.

13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비둘기 먹이주기 과태료 부과 제도를 시행과 함께 단속 지침을 각 관리기관에 배포하면서 “과태료는 고질적으로 곡물을 다량으로 살포하는 경우에 부과하라”는 내용의 안내를 내부 메일과 메신저 등을 통해 발송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개정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지자체장이 조례로 유해야생동물 먹이 주기를 금지할 수 있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유해야생동물에는 집비둘기가 포함된다. 지자체장은 금지구역 지정의 변경 또는 해제를 3년마다 검토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도시공원과 한강공원 총 38곳을 ‘유해야생동물먹이주기 금지구역’으로 지정해 고시했다.

서울시가 만든 매뉴얼을 보면 금지구역에서 집비둘기 등의 유해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를 ‘금지 대상 행위’로 규정하고 단속하도록 했다. 특히 ‘먹이를 주는 행위’는 정기적 또는 일시적으로 먹이(곡물, 빵 부스러기 등 영양이 되거나 그 건강 유지또는 성장에 필요한 것)를 유해야생동물이 접근할 수 있는 장소에 두는 것으로 명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업무 지침을 통해 단속 대상을 ‘다량 살포’로 한정하면서, 단순한 먹이 주기 행위는 과태료 부과대상에서 제외했다.

[게티이미지 뱅크]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제도 인식 확산과 자발적 참여 유도를 위해 안내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어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관련 규정을 일률적으로 적용해 처벌 위주의 분위기를 조성하기보다는, 시민 정서와 제도의 본래 취지인 예방 효과를 고려하여, 사소한 부주의의 경우에는, 금지구역 내에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면 과태료 부과 대상임을 계도·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집비둘기는 야생에서 보통 연 2회 번식하지만 도심의 집비둘기는 천적이 없고 먹이가 풍부해 연 4~6회 번식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집비둘기 개체수는 8634마리로 2019넌 7233마리에서 19.36% 늘어났다. 비둘기가 늘면서 관련 민원도 늘고 있다.

서울시에 접수되는 비둘기 관련 민원도 202년 1325건, 2023년 1432건, 2024년 1481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도 ‘송현녹지광장에서 비둘기 먹이 주는 행위로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7월)’, ‘울로의 상습적인 비둘기 먹이투여 단속요청(7월)’, ‘보라매 공원에서 비둘기에게 먹이주는 커플을 단속해달라’(8월) 등의 민원이 이어졌다.

다만 비둘기 먹이 금지 제도를 모두가 반기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가 내부 지침을 통해 ‘대량 먹이주기’만 과태료를 물리기로 한 것도 이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2월 비둘기 먹이주기 금지 법안이 통과되자 한국동물보호단체 연합은 “이번 법안은 ‘동물 증오’와 ‘동물 혐오’를 확산하여 생명경시를 부추기는 법”이라며 강하게 반대한바 있다. 서울시에 제기된 비둘기 관련 민원에는 ‘서울시는 시민 정서를 위해 비둘기 친화적인 정책을 실시해달라’는 내용(11월) 등이 일부 포함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둘기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과 먹이주기 금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민원이 공존하는 상황”이라며 “조례 제정의 목적이 단속이 목적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비둘기로 인한 갈등을 줄이고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하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