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제12차 전기본’ 수립 돌입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 2030년 2배↑
온실가스 감축 확대에 신재생 비중 증가
전문가들 “원전 없이는 전력 확보 무리”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 2030년 2배↑
온실가스 감축 확대에 신재생 비중 증가
전문가들 “원전 없이는 전력 확보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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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력원자력이 경북 울진 한울원자력본부에서 짓고 있는 신한울 3호기. 1400MW급 한국형 원전이다. 지난 5월 원자로 건물에 최초 콘크리트 타설이 시작됐다. 2033년에는 4호기도 준공될 예정이다. 사진은 원자로 건물 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모습 [한수원 제공] |
주요국이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 르네상스’에 온 힘을 쏟는 가운데 우리 원전 정책만 ‘역주행’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AI 3대 강국’ 도약 실현을 위해선 재생에너지에 쏠린 에너지원으로는 어림없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면적과 자연 조건을 고려할때 신재생에너지만으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고 AI 산업 운영에 필수적인 전력 확보가 불가능하다”면서 “원전 없이는 전기요금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알려야한다고 제언했다.
13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상위 에너지정책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을 위해 내달부터 활동할 관련 전문가그룹을 섭외하고 있다.
이번 12차 전기본 총괄위원회에는 기존 11차 전기본에 참여했던 에너지 전문가 상당수가 제외되고 기후솔루션, 플랜1.5, 에너지전환포럼, 녹색전환연구소 등 기후환경단체 소속 인사들이 대거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로 인해 12차 전기본에서는 태양광·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11차 전기본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전기본은 ‘전기사업법’에 근거해 2년마다 수립되는 국가 전력수급 계획이다.
그동안 전기본 수립은 산업통상부가 맡아 왔으나 12차부터는 에너지 정책을 이관 받은 기후부가 맡게 된다. 이 역시 새 전기본이 기존과 다른 양상이 될 수 있는 변수다.
윤석열 정부 때인 지난 2월 확정된 11차 전기본은 전체 발전설비 중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 18.8%, 2035년 26%, 2038년 29.2%로 기대보다 낮게 제시했다. 같은 기간 원전 설비 비중은 31.8%, 34.1%, 35.2%로 재생에너지보다 높게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신규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 건설도 반영했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11일 2035 NDC(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키로 확정했다. 12차 전기본은 2035 NDC에 맞춰 에너지원 비중을 조정할 예정으로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전력 생산이 들쑥날쑥한 간헐성으로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필요한 반도체 제조, 인공지능(AI)에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AI 가동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원전 수명을 연장하거나 신규 원전 건설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0기를 짓기로 했고 영국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만 4조6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원전 설치 용량을 미국의 두 배가 넘는 200GW(기가와트)까지 늘린다.
AI의 핵심인 GPU를 돌리기 위해서는 대용량 전력이 필수다. 경주 APEC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우리나라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고 한 GPU 26만장 가동에는 냉각 전력까지 감안해 원전 1기 용량인 1GW(기가와트)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AI 3대 강국을 위해서는 원전이 필수”라면서 “원전 없이 는 계획 실현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서 반도체도 만들고 AI도 해야한다”면서 “재생에너지는 우리나라보다 국토가 넓은 나라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이슬란드는 국토가 넓고 인구는 몇십만명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지열이 있다보니 자연적으로 재생에너지가 가능해 원전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에너지정책은 각 나라의 지형이나 국토 등 특성을 반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들은 원전을 영끌해서라도 지어야 한다고 난리인데, 우리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엇박자를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또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GW로 늘린다고 공언했는데, 우리가 가진 재생에너지 설비가 34GW여서 66GW 더 지어야 한다”면서 “단순 계산하면 365일씩 5년간 나누면 하루에 36MW를 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양광으로 치면 11만평에 매일 태양광을 깔아야 한다. 11만평은 이화여대 교정 규모다. 매일 이화여대만큼을 5년동안 태양광을 까는게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재생에너지를 지어도 24시간 7일 공급할 수 있어야한다”면서 “데이터센터 항온항습시설이 있어야 한다. 재생에너지가 다 공급을 못한다. 밧데리가 어마무시하게 비싸다. 재생에너지로 짓기도 어렵고, 지어도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한편,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6일 울진에 건설 중인 신한울 3·4호기 원전에 대해 “건설 허가를 되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건설 중인 원전은 속도감 있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