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만석 사의로 검찰수뇌부 붕괴
검찰개혁 조율창구 사실상 실종
중수청 신설 앞두고 대응력 약화
공소·수사 공백 피해는 국민 몫
검찰개혁 조율창구 사실상 실종
중수청 신설 앞두고 대응력 약화
공소·수사 공백 피해는 국민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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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의를 표명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근하고 있다. [연합] |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어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도 사의를 밝히면서 검찰 지휘부 공백이 현실화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개혁 국면에서 검찰 내부 의견을 전달하고 조율할 창구가 사라졌다”며 “범죄대응 역량 저하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노 대행은 지난 12일 오후 사의를 표명했다. 퇴근길에는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던 정문 대신 지하 주차장을 이용해 대검찰청을 빠져나갔다. 검찰 내부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의 책임론이 거세지자 스스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행은 별다른 입장 없이 대검 대변인실을 통해 “퇴임사 때 말하겠다”고만 밝혔다.
검찰 내부 반발로 수장이 자진 사퇴한 것은 13년 만이다. 2012년 한상대 전 검찰총장은 최재경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당시에도 대검 차장검사급과 부장검사급, 평검사들이 줄지어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로써 노 대행은 13년 만에 일선 검사들에게 떠밀려 사퇴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현재 검찰총장은 심우정 전 총장의 사퇴 이후 4개월째 공석이다. 노 대행의 사표까지 수리될 경우 차순길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 당분간 ‘대행의 대행’을 맡게 된다. 전국 최대 검찰청의 수장인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도 지난 8일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이로써 검찰 측 컨트롤타워가 사실상 사라졌다.
검찰 조직의 1인자와 2인자인 검찰총장과 대검 차장검사 자리가 모두 공석이 된 사례는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 임채진 총장이 사직하고 문성우 대검 차장이 대행으로 재임하다 퇴임했다. 선임 부장인 한명관 기조부장이 총장 직무대행으로 재직했다.
법조계에선 검찰 개혁 논의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지휘부 공백이 겹치면서 검찰의 기능이 사실상 올스톱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여당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을 확정한 상태다.
구성원을 추스르고 검찰 개혁의 실무 작업을 진두지휘할 수장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지도부 공백 상태에 처하게 된 것이다. 공소청 운영 방안,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 인력 재배치 등 정부 여당과 이견을 조율할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게 됐다.
국가핵심기술 유출 범죄 양상이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검찰은 지능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수사인력 양상에 주력해왔다. 해외 공조 수사를 위한 네트워크도 형성했다. 정부와 여당은 신설되는 중수청을 통해 수사 기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축적된 노하우와 인적 자원의 유실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인력난도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 기간·파견 인력을 대폭 확대한 특검법 시행으로 3대 특검 파견 검사 규모는 기존 120명에서 170명으로 증가했다. 통상 특수통 검사들이 특검 파견을 가면 형사부 검사들이 그 빈자리를 채운다. 형사부는 각종 민생 범죄 사건을 전담하는데, 지휘부 공백이 장기화할수록 수사 동력을 상실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사건 적체의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란 우려가 현살화하고 있다.
이에 법무부가 가급적 이른 시점에 후속 인사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혼란에 휩싸인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고, 협조를 끌어내야 하는 구심적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검 차장은 검찰총장과 달리 인사청문회를 거칠 필요가 없다. 고검장급인 이진수 법무부 차장을 제외하면 현재 고검장은 3명 있다. 이들 중 한 명이 보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검장급인 이진수 법무부 차관을 제외하고 현재 고검장은 3명이 있으며 이들 중 한 명이 보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군은 구자현 서울고검장(사법연수원 29기), 송강 광주고검장(29기), 이종혁 부산고검장(30기)이다.
구자현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지내고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검찰 인사·예산을 총괄하는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을 맡았다. 추미애 장관 시절 법무부 대변인이었다.
송강 고검장은 대검 공안 3·2·1과장을 차례로 지냈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검 기조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맡았다. 이종혁 고검장은 대검 형사2과장과 감찰2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 법무연수원 교수, 부천지청 차장, 안산지청장 등을 거쳐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서울고검 차장, 광주지검장을 지냈다.
서울중앙지검을 이끄는 검사장 역시 조만간 새로 보임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중앙지검 4차장을 지낸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의 서울중앙지검장 전보가 상대적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는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문재인 정부 시절 대검 정책기획과장, 법무부 검찰과장을 지냈다. 안세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