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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종묘앞 개발은 규제완화 아닌 수천억대 특혜”[세상&]

“권한만 앞세운 특혜성 규제완화 중단하라” 입장문

진은 11일 서울 종묘와 세운4구역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종묘 앞 고층빌딩 개발 논란과 관련 “주변 시민 전체의 주거환경이나 공익에 기여하는 ‘규제 완화’가 아니라, 오히려 특정 사유재산권자에게 수천억 원대의 개발 이익이라는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13일 오후 ‘서울시 종묘 앞 초고층 개발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서울시는 권한만 앞세운 특혜성 규제완화 중단하고 공공이익과 미래 세대 위해 세계문화 유산을 보존하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서울시와 대법원의 판단으로 종묘 인근 142m 초고층 개발을 허용하는 서울시 조례 개정이 유효하다는 판정이 내려지면서, 종묘(宗廟)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취소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경실련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개별 건축 허가를 넘어, 사유재산권 행사를 명분으로 한 건축 규제 완화가 인류 공동의 자산인 공공재(세계문화유산)의 가치를 영구히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적 가치를 희생시키는 개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중요한 문화유산이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종묘 주변의 높이 제한은 단순한 경관 규제가 아니라, 인류 보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지켜온 한 필수적인 제도적 장치”라며 “그리고 종묘의 역사적 맥락과 정통성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완충지대(Buffer Zone)’와 주변환경에 대해 일정 수준의 제한과 관리를 하는 것은 개별 건축주의 재산권 행사에 선행되어야 할 국가적 의무”라고 덧붙였다.

국가유산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인근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에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이 일대 토지주들이 11일 서울 종로구 다시세운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그러면서 “공공적 가치가 명확한 지역에서 규제 완화를 추진하는 것은 역사적 가치와 공익성을 망각하고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고려하는 잘못된 판단”이라며 “대법원이 이를 용인한 것은 사법부가 마땅히 견지해야 할 ‘공공성 우선의 원칙’을 명백하게 훼손한 판단”이라고 했다. 또 “행사가 무한할 수는 없으며, 그 제한의 공공적 이유가 명백한 경우(세계문화유산 보존)에는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세계유산의 가치는 한 번 훼손되면 복구가 불가능한 ‘비가역적 공공재’”라며 “142m 높이의 빌딩은 종묘의 역사적 경관을 영구히 파괴하며, 이는 단순히 ‘조망권’의 문제가 아니라 종묘가 가진 장엄함과 정제된 분위기, 그리고 세계유산 지정의 근거가 되었던 ‘완벽한 시각적 완전성(Visual Integrity)’을 무너뜨린다”고 주장했다.

이어 “UNESCO가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를 취소한다면, 종묘만의 손실이 아니라, 한국의 국가적 품격과 문화적 자존심에 치명타를 입히며, 관련 관광 산업 및 문화 교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가 유산의 보존은 개인의 이익과 거래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며, 국가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세계유산 보존에 대한 협약 이행 의무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