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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정보공유’로 보이스피싱 가해자 계좌 차단

전기통신금융사기 개정안 발의
금융·통신 정보 공유 법적 근거 신설
개인정보 동의없이 제공해 신속 대응
‘범죄 통로’ 알뜰폰 악용 차단 기대
연내 가상자산 보이스피싱 대응도


보이스피싱 가해자의 휴대폰 통신 정보를 금융사가 공유받아 해당 명의자의 계좌까지 막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보이스피싱 관련 정보를 두고 그동안 금융사와 통신사 간 ‘칸막이’가 해소돼 금융범죄에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금융회사의 자체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만으로는 신종 수법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금융사 간 AI 기반 탐지 역량 차이로 인한 공동 대응의 어려움을 개선하려는 취지다.

법은 현재 운영 중인 보이스피싱 정보 공유 플랫폼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종 업권 간 정보 공유를 활성화되도록 지원한다.

현재 금융보안원은 보이스피싱 대응을 위한 통합 AI 플랫폼인 ‘에이샙’을 운영하면서 130개 금융회사로부터 9개 유형, 90개 항목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공유하고 있다. 기존에는 금융사 간 정보 공유만 가능하고, 통신사와의 협업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통신사의 정보까지 공유돼 더 신속한 업권 간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보이스피싱 피해가 지속된 이유는 해당 범죄가 금융, 통신 등 여러 업권에 걸쳐 이루어지지만 이종 업권 간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피해 대응에 지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사, 통신사, 수사기관의 정보를 한 곳에서 통합적으로 분석해 공유하는 플랫폼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정보공유분석기관’을 지정해 전기통신금융사기에 관한 정보를 분석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현재 ‘에이샙’을 운영하면서 금융사 보이스피싱 정보를 분석하는 금융보안원이 이 역할을 맡게 된다. 그동안 통신사의 정보는 개인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공유가 불가능했지만, 개정안은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도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통신 영역이 포함되면서 보이스피싱의 주요 도구인 ‘알뜰폰’에 대한 감시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이스피싱 사기범은 주로 한 사람 명의로 여러 대의 ‘대포폰’을 개통해 범죄에 이용하지만, 알뜰폰 사업자의 소극적인 협조로 누가 얼마나 많은 휴대폰을 가졌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러한 정보도 즉각적으로 공유 가능해져 보이스피싱 가해자의 휴대폰을 신속하게 차단해 피해 확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금융사는 해당 명의자의 계좌에 지급 정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수 있게 된다.

개정안은 15일의 숙려기간을 거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금융위원회는 연내 법안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김태훈 금융안전과 과장은 지난 10일 ‘보이스피싱 공동포럼’에서 “통신사와의 정보 결합이 이루어져야 보이스피싱을 보다 효과적으로 탐지할 수 있다”며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통신사와 협의를 통해 실효성 있는 정보 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현 의원은 “정보 공유가 원활히 이루어져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는 이번 법안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가상자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피해 구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가상자산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기존의 통신사기 피해 환급법이 적용되지 않아 피해 구제가 어려웠으나,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에도 금융사와 동일한 FDS 이상 거래 탐지, 지급 정지 등의 의무를 부여할 예정이다. 정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