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군산서 여친 목 졸라 살해
가족에게 문자 보내 살아있는 척 꾸며
가족에게 문자 보내 살아있는 척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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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A씨가 지난 9월 3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1년 가까이 김치냉장고에 보관한 40대 남성이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13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백상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41)씨의 살인 및 시체유기, 컴퓨터 등 사용 사기 사건 첫 공판에서 A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A씨 측 변호인은 “다만 A씨가 피해자의 목을 조른 시간이 검찰의 공소사실에 기재된 1분 내외라는 것이 정확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재판부가 고려해주길 바란다”며 “또 유족과 합의할 시간을 위해 한 기일만 더 속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미 유족은 피고인과 합의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고 엄벌 탄원서까지 제출했다”며 “속행 요청은 받아들이지만, 합의 진행 과정에서 이런 점을 알아달라”고 했다.
고인의 유족들은 방청석에서 재판부와 변호인의 오가는 말을 들으며 내내 흐느꼈다.
A씨는 지난해 10월20일 군산시 조촌동의 한 빌라에서 4년간 교제한 여자친구인 40대 여성 B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가방에 담아 김치냉장고에 1년가량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숨진 B씨의 명의로 약 8800만원을 대출받아 생활비로 쓰기도 했다.
A씨는 이후로도 고인의 휴대전화로 B씨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마치 B씨가 살아있는 것처럼 꾸몄다. 언니가 전화 대신 자꾸 메신저로만 연락하는 것을 수상히 여긴 B씨 동생이 지난 9월 경찰에 실종 의심 신고를 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A씨는 경찰관이 B씨의 휴대전화로 연락하자 동거 중이던 다른 여성에게 전화를 대신 받으라고 시켰다. 그러나 이 여성이 경찰의 거듭된 추궁에 “나는 B씨가 아니다”라고 털어놓으면서 범행은 11개월 만에 들통 났다.
B씨의 시신은 A씨가 김치냉장고 내부 온도를 영하 32도로 설정해서 사망한 지 1년 가까이 지나 발견됐는데도 부패하지 않고 비교적 온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왜 시키는 대로 주식에 투자하지 않느냐. 내 말대로 했으면 손해 보지는 않았다’고 무시해서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하는 등 마지막까지 B씨에게 책임을 돌렸다.
다음 재판은 내달 11일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