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R·FDR 없어…정확한 원인 파악 불가능
1번 엔진 파워터빈 1단 IOD 의한 손상확인
실속 회복훈련·조종불능 회복훈련 미실시도
인력부족, 훈련기회 부족, 비행기량 관리미흡
1번 엔진 파워터빈 1단 IOD 의한 손상확인
실속 회복훈련·조종불능 회복훈련 미실시도
인력부족, 훈련기회 부족, 비행기량 관리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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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P-3C 해상초계기 1대가 29일 오후 경북 포항 일대에서 추락했다. 자료사진. [헤럴드DB] |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해군은 P-3CK 해상초계기 추락사고 원인을 기계적·인적·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해군은 13일 “사고의 직접 원인은 이륙 상승선회 중 저고도·저에너지, 고받음각·고경사각 상태에서 실속에 진입한 후 회복이 불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유발과 악화에 영향을 준 기여요인은 기계적, 인적, 환경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해당 초계기는 비행자료기록장치(FDR)가 없는 기종이고, 사고 직후 수거한 조종실음성장치(CVR)도 훼손이 심해 복구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조정권 초계기 추락사고 민·관·군 합동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은 “P-3CK가 1958년도에 개발된 항공기가 때문에 미군에서도 CVR과 FDR 등을 장착 안하고 운행을 하다 폐기됐다”며 “그런 것들이 없는 상황에서는 명확하게 사고 원인 특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기지경계용 CCTV에 촬영된 영상을 토대로 사고기의 이륙부터 추락 당시 위치, 고도, 기수의 방향, 자세각, 경사각과 속도 등 비행자료를 분석했다.
아울러 CCTV 영상 분석자료를 토대로 P-3 항공기 훈련용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사고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조사결과, 사고기는 상승 선회 중 정상비행 때와 비교해 엔진 출력이 낮았고 받음각이 컸으며, 프로펠러 각도가 작았다. 이런 상태에서 속도가 160노트(시속 296㎞)에서 67노트(시속 124㎞)까지 줄면서 양력을 잃고 급하강했다.
고도가 충분했으면 추락하는 속도로 양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었겠지만, 사고기의 실속 시점 고도는 950피트(290m)에 불과해 양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상에 추락했다.
해군은 엔진 조사 과정에서 1번 엔진 파워터빈 1단에서 내부이물질(IOD)에 의한 손상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손상부위 정밀조사결과에 따르면 연소실 내부의 물질과 동일한 성분이 검출됐으며 연소실 내부의 이탈된 손상부위도 확인됐다.
해군은 “손상의 발생시점, 출력에 미친 영향과 진동·소음의 정도를 판단하는 것은 제한되지만 조종사 주의력을 고착시켰을 가능성도 있었다”고 진단했다.
조 위원장은 “IOD 손상은 굉장히 작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이 출력 변화를 얼마나 줬는지는 모르겠다”며 “순간적으로 출력 변화는 줄 수 있지만 엔진의 거버너라라는 것이 작동해 엔진의 출력을 곧 정상화시키는 기능이 있으므로 출력 변화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해군은 사고기의 출력감소와 비정상자세 유발가능성이 있는 엔진, 프로펠러, 연료, 조종·유압계통 등을 조사했으나 모든 계통은 지상충돌전까지 작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강조했다.
또 사고기 기종은 실속 경보장치가 장착돼 있지 않고 받음각 지시계의 위치가 조종사가 눈으로 즉시 보기 어려운 위치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군은 “실속에 대처하기 위한 물리적 경고 장치 부족은 조종사가 실속징후 인지 확률을 저하시키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해군은 비행교범에 수록된 실속 회복훈련과 조종불능 회복훈련을 미실시한 것이 이번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이에 따라 조종사가 실속 접근징후 인지와 회복절차 수행능력 형성이 미흡했을 개연성과, 조종수행상 에너지관리와 자세관리가 미흡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CCTV상 지면충돌 직전 조종사는 회복조작을 수행한 것으로 추정하지만 저고도에서 깊은 강하각으로 진입함에 따라 회복에 필요한 여유 고도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사고발생의 배경요인으로 인력부족과 훈련기회 부족, 비행기량 관리 미흡 등이 장기적·구조적으로 작용해 비행안전을 약화시켰다고 자체 평가했다.
해군은 후속조치로 승무원 비행훈련 강화, 부족한 조종사 양성, 엔진 연소실 주기검사 단축, 받음각 지시계의 위치변경 과 추가설치, 비행 운영 관련 예규 보완, 기종별 안전관리 담당자 보강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해군은 P-3CK 항공기의 비행 재개 시점은 추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비행 재개를 위해 조종사를 비롯한 모든 비행승무원에 대한 심리적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시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엔진 IOD 관련 P-3C와 P-3CK 항공기의 연소실에 대해 비디오스코프 검사 등 정밀검사를 완료해 이상 없음을 확인했다”며 “향후 시험비행와 단계적 훈련비행을 통해 비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29일 P-3CK 해상초계기 1대가 경북 포항 남구 동해면 신정리 일대에서 추락하면서 탑승 승무원 4명 전원 사망했다. 해군은 탑승 승무원 4명의 시신 4구를 모두 확인하고 수습에 나섰다.
추락한 P-3CK에는 조종사와 부조종사, 전술승무원 2명 등 총 4명이 탑승했으며 병사는 없었다.
이번에 추락한 P-3CK는 미국 록히드마틴이 1966년 제작해 미 해군에 납품한 기종으로, 한국에는 2007년 들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3년 간 성능개량과 개조를 거쳐 2010년 7월 해군에 인도됐다.
5년 뒤인 2030년 도태될 예정이었다.
지난 2021년 2월부터 8월까지 KAI에서 항공기 기체와 기골, 구성품 부식과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상태검사와 비파괴 검사를 비롯해 285개 항목에 걸쳐 검사를 받는 등 기체 창정비를 실시했다.
P-3CK의 창정비 주기는 통상 4.5년으로 사고기는 올 연말 창정비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며 지난 2월 28일부터 3월 5일까지 야전정비,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부대정비를 받은 상태였다.
해군은 이번 사고로 순직한 고(故) 박진우 중령, 이태훈 소령, 윤동규 상사, 강신원 상사의 명복을 빌며 가족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