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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효성 최고경영진 연쇄 회동”…벤츠 회장, ‘미래차 승부수’ 한국에서 직접 꺼냈다 [비즈360]

배터리·OLED·반도체 직접 점검
높아진 한국 기술 의존도 상징
세계 최초 마이바흐 센터 방문도
“프리미엄 고객경험 강화 전략 강화”

컬삿 카르탈(왼쪽부터)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센터장, 이다 볼프 메르세데스-벤츠 기업본부 총괄,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CEO,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가 손을 맞잡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 2023년 이후 2년 만이자 취임 후 두 번째로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이사회 의장(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일정 첫날인 지난 13일 LG·HS효성·삼성 등 국내 주요 파트너사들과 회동을 가졌다.

주요 전장 파트너로서 한국 기업에 대한 각별한 신뢰와 동시에, 아시아 핵심 시장으로서 한국이 갖는 전략적 비중이 반영된 행보다. 완성차업계는 이번 방한이 전동화와 전장이라는 사업 축에 대한 벤츠의 중장기 전략 방향을 압축적으로 드러낸 일정으로 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재계에 따르면 칼레니우스 회장의 전날 일정은 오후 1시 여의도 LG트윈타워 방문을 시작으로 압구정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한남동 삼성 승지원 방문 순으로 이어졌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LG트윈타워에서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등 LG 주요 전장 계열사 수장을 연달아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전기차(EV) 배터리셀, OLED 디스플레이, 차량용 카메라·센서, 인포테인먼트 등 전장 전반에 대한 기술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후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위치한 세계 최초의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을 방문했다. 이 공간은 초고가 브랜드 마이바흐 고객을 위한 전용 전시장이자 서비스센터다. 현장에는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안성훈 대표, 노재봉 HS효성더클래스 대표와 함께 옌스 쿠나스 메르세데스-벤츠 승용 세일즈 총괄 부문장,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대표가 참석했다.

이후 일정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에서 이어졌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크리스티안 소보트카 하만 CEO 등이 배석해 전장·배터리·인포테인먼트 등 미래차 핵심 기술 협력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메르세데스-벤츠는 LG와는 전기차 배터리셀, OLED 디스플레이, MBUX 하이퍼스크린 등 인포테인먼트·전장 기술 전반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삼성과는 삼성SDI를 통한 차세대 배터리, 하만(Harman)의 오디오·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반 전장 솔루션 등 핵심 전동화 요소기술에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HS효성과는 국내 최대 마이바흐 공식 딜러 네트워크 및 브랜드센터 운영을 기반으로 초고가 고객 맞춤형 리테일·서비스 영역에서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이번 일정에서 칼레니우스 CEO가 세 그룹의 최고경영층을 모두 만났다는 점은, 최근 완성차업계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벤츠가 대응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전기차 시장은 기술 주기가 빠르게 짧아지고 있으며, BYD·리비안 등 신흥 플레이어의 약진으로 경쟁 구도 역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경쟁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라 칼레니우스(왼쪽)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CEO와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서울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특히 LG와 삼성 최고경영진과의 연쇄 회동은 벤츠가 개발 중인 차세대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전기차 라인업에서 한국 전장 기술의 비중을 더욱 확대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해석된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 EV 원가 부담, 디지털 전환 압력 속에서 삼성과의 논의는 벤츠의 중장기 전략을 보완하는 의미가 크다”며 “완성차 산업의 경쟁력이 내연기관 중심 구조에서 전동화·전장·소프트웨어·리테일 혁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정”이라고 말했다.

HS효성을 찾은 일정 또한 프리미엄 고객 경험을 벤츠 사업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확인해주는 장면이라는 평가다. 세계 최초로 서울에 문을 연 마이바흐 브랜드센터는 초고가 고객에게 제공되는 맞춤형 리테일·서비스 모델을 실제 시장에서 구현한 첫 사례로, 유행 변화에 민감한 한국시장을 통해 벤츠가 ‘프리미엄 고객 경험 혁신의 실험무대’로 삼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칼레니우스 CEO는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리는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콘퍼런스’에서 벤츠의 전동화 전략,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 한국 시장 전략을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이미 내년에 역대 최다 신차 출시를 예고한 상태로, 벤츠코리아가 준비 중인 ‘직판 시스템’ 도입과 맞물려 판매·서비스 구조 변화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