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분석·디지털포렌 담당 신설
사건처리 전문성·속도 개선 정비
사건처리 전문성·속도 개선 정비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현행 9인 체제의 위원회를 11인 체제로 확대하는 등 150명 규모의 인력 증원에 나선다. 공정거래 사건 처리의 전문성과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전면적 조직 보강책으로, 디지털 경제 확산과 복잡·대형 사건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전면적 조직 재정비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첫 국무회의에서 공정위 인력 강화 필요성을 직접 언급한 만큼 이번 조치는 불공정거래 대응력 강화라는 정부 방침이 구체화된 조치로도 해석된다.
14일 정부·국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내년도 예산안에 조사 분야 92명, 심판 분야 21명, 지원 분야 37명 등 총 150명 증원계획을 반영해 국회에 제출했다.
증원계획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위원회 규모의 확대다. 공정위는 상임위원과 비상임위원을 각각 1명씩 늘려 9인 체제를 11인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내놨다. 현재는 위원장·부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 5명과 비상임위원 4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994년 경제기획원에서 분리돼 1996년 장관급으로 격상된 이후, 1997년 8월부터 현재까지 9인 체제를 유지해 왔다. 28년간 넘게 고정돼 있던 정원을 이번에 처음 손보는 것으로, 최근 심의 건수 증가와 사건 난이도 상승으로 심의 과정에서 심화한 병목 현상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계획대로 개편이 시행되면 공정위는 위원 정수 기준으로 국민권익위원회(15명)에 이어 국가인권위원회(11명)와 함께 주요 정부 부처 위원회 중 상위권에 속하게 된다. 금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은 여전히 7~9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예산안 심사 단계에서 세부적인 논의를 거쳐 최종안이 도출될 예정”이라며 “위원 수 확대가 확정되면 공정거래법 개정 등도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위원 증원과 연계해 심판 기능도 함께 보강한다. 경쟁심판담당관이 맡아온 담합 사건 심리를 분리해 ‘카르텔심판담당관’을 신설하고 심판관리관 소속 심결 보좌 인력 15명을 추가한다. 공정위 처분을 둘러싼 불복 소송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 송무 부문에 4명을 추가 배치해 행정소송 대응력도 강화한다.
조사 기능 강화도 증원 계획의 핵심이다. 기업거래결합심사국에는 기술유용 등 첨단 산업의 하도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신산업하도급조사과’를 신설한다.
가맹·유통·대리점 분야에선 별도의 고위직 감독 체계를 구축한다. 고위공무원 직급의 ‘가맹유통심의관’을 신설하고, 기존 기업거래결합심사국 산하에 있던 가맹거래조사팀을 ‘가맹거래조사과’로 격상해 심의관 산하로 재배치한다. 또 대리점거래조사과를 새로 만들고 유통거래조사과 인력도 추가로 보강해 현장 감시 전반의 대응력을 높인다.
온라인 거래와 플랫폼 시장의 비중 확대에 따라 시장감시 기능도 보강된다. 기존 전자거래감시팀은 ‘전자거래감시과’로 승격되며, 서비스업·제조업·지식산업·약관특수거래 등 산업별 감시 조직에도 인력이 추가돼 시장감시국 전체로 34명이 증원된다.
카르텔 사건 처리 지연을 해소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추진된다. 공정위는 서비스카르텔조사팀을 ‘서비스카르텔조사과’로 격상·신설하고, 제조카르텔조사과·입찰담합조사과·국제카르텔조사과 등 기존 조직에도 인력을 보강해 총 17명을 충원한다.
사건 분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전문 조직 확충도 함께 진행된다. 기존 경제분석과를 폐지하고 보다 전문화된 ‘경제분석담당관’을 신설해 18명의 경제 분석 인력을 배치하는 한편, 디지털 자료 수집·전처리·관리 업무를 전담할 ‘디지털포렌식담당관’을 두고 전문 인력 19명을 투입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5일 첫 국무회의에서 정부 조직 개편과 관련한 첫 지시 사항으로 공정위 인력 충원을 언급한 바 있다. 이번 증원안이 반영될 경우 공정위 정원은 현재 647명에서 797명으로 약 23% 증가한다. 다만 증원 대상의 상당수가 5·6·7급 실무 인력(총 134명)이라는 점에서, 공무원 채용 절차와 부처 간 인사 교류를 감안하면 단기간 내 전원 충원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양영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