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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가 바뀐다…서울 구청장들이 만든 ‘업그레이드 북콘서트’ 바람

이필형 동대문구청장·박강수 마포구청장 ‘돈 모으는 행사’ 고정관념 깨고 청렴·비상업·비정치적 출판기념회로 새 기록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왼쪽)이 북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 선거철마다 반복되던 정치권 출판기념회 관행이 서울에서부터 조용히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지역 인사·업자·공무원들이 줄줄이 참석해 봉투를 넣고, 현장에서 책을 대량 구매하는 ‘정치자금 행사’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의 두 구청장이 이런 고질적 관행을 스스로 걷어내고, 돈을 모으지 않는 ‘깨끗한 출판기념회’ 모델을 제시하며 시민들의 큰 박수를 받고 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출판기념회에서 사인을 받기 위해 줄서 있는 독자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 ‘청렴 북콘서트’ 성황...사인 기다리는 사람들 줄지어

14일 열린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의 신간 ‘말이 세상을 바꾼다’ 북콘서트에는 1000여 명의 시민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그 어느 출판기념회에서도 흔히 보이는 책 판매대, 후원금 모금, 화환이 단 하나도 없었다.

오롯이 대담 토크쇼와 사인회만으로 구성된 ‘완전 비상업·비정치 행사’였다.

사회는 방송인 박종진 씨가 맡아 “국정원 출신 구청장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며 화제를 던졌고, 이 구청장은 글쓰기 계기와 행정 철학을 차분히 풀어냈다.

특히 이 구청장은“공직자는 ‘경사이신(敬事而信)’, 즉 일을 공경하고 주민에게 신뢰를 주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며“자유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공존의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전농동 주민 이모 씨(62)는 “정치인 출판기념회에 흔히 있는 돈 걷는 기류가 전혀 없었다”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구청장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사인회에는 수백 명이 줄을 서면서 모두에게 사인을 해주지 못했지만, 시민들은 “방식이 신선했다”며 긍정 평가를 이어갔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북콘서트

박강수 마포구청장, 책 판매 없는 ‘배송지 적기 방식’으로 3000명 몰린 북콘서트

3일 마포 케이터틀 컨벤션홀에서 열린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날마다 설레는 마포’ 출판기념회에는 3000명 넘는 군중이 몰렸다.

시인이자 다작 작가로 알려진 박 구청장은 이번 행사에서도 현장 판매를 일절 하지 않고, 참석자가 배송지만 적어내면 사후 발송하는 방식을 택했다.

직접적인 책 구매 유도·현장 결제 등이 없어 ‘깨끗한 출판 행사’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진행을 맡은 이재용 전 MBC 아나운서는“이 책은 행정 보고서가 아니라 시장·골목·사람 속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정치권 인사들도 박 구청장을 치켜세웠다.

함운경 국민의힘 마포을 당협위원장은 “시인이면서 행정가인 구청장… 마포구의 축복”이라고 평가했다.

박 구청장은“이 책은 제 개인의 기록이 아니라 ‘우리 마포의 이야기’”라며“현장에서 만난 분들의 마음을 담아낸 공동체 기록”이라고 말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 북 콘서트를 찾은 독자들이 책 배송처 등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에서 시작된 출판기념회 업그레이드…국회의원들도 바뀔까

서울시 자치구 관계자는 “두 구청장이 기성 정치권 관행을 깨고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며“국회의원 등 정치인들도 이런 비상업적·비정치적 방식으로 전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과거 출판기념회가 ‘돈 봉투 전달식’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던 데 비해,이번 두 행사 사례는 정치권 출판문화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서울시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러 구청장들의 책 출간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필형·박강수 두 구청장은 기존 틀과 선을 명확히 그어 ‘청렴 출판기념회’라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다.

정치권 출판문화 변화의 시발점 될까

시민들은 “돈을 걷지 않는 출판기념회가 더 신뢰를 준다”며 긍정적인 여론을 보이고 있다.

관행이 아닌 ‘청렴·문화적 행사’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서울에서 시작된 ‘업그레이드 출판기념회’가 앞으로 정치권 전체의 변화를 이끌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