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연내 발표 목표로 막바지 작업 중
“은행 상품개발 유도”…4월 용역 발주
금리부담 경감…매매심리 불씨 우려도
“당장 출시 아냐”…은행도 미온적 반응
“은행 상품개발 유도”…4월 용역 발주
금리부담 경감…매매심리 불씨 우려도
“당장 출시 아냐”…은행도 미온적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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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용산구 남산 전망대에서 마포구와 영등포구 일대 아파트와 빌딩들이 보이고 있다. [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10년 이상의 민간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을 활성화하기 위한 표준모델이 조만간 나온다. 차주들의 금리 부담을 완화해 준다는 취지지만, 실제 상품 출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부동산 열기를 억제하려는 최근 정부의 정책 흐름과 어긋나는 데다 은행권에서도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연내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표준모델을 공개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기·고정금리 주담대란 말 그대로 오랜 기간 고정금리로 주담대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현재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은 5년짜리가 대부분이다. 10년 이상의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상품들은 대체로 정책대출 상품이다. 정부는 그동안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개선을 위해 정책적으로 장기·고정금리 주담대를 늘렸는데, 앞으로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취급하는 상품 비중을 늘리려는 것이다.
지난 2월 권대영 당시 금융위원회 사무처장(현 부위원장)은 “국내 은행들은 1~3년의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데, 주담대는 대부분 10~30년의 장기 대출이라 조달과 운영의 미스매치(불일치)가 발생해 은행들이 장기 자금을 고정금리로 공급을 못 해준다”며 “은행들이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을 개발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금융위는 은행권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활성화 방안을 구축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면서 9월 표준안 마련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본지 4월 22일자 18면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표준’ 9월 나온다 기사 참고) 이후 TF(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약 7개월간 표준안 마련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9월에 TF를 꾸린 뒤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표준모델을 만들고 있다”며 “지연될 만한 요인은 없어서 예정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표준모델을 내놓으려는 것은 주택을 구매하는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활성의 필요성과 전제조건’ 보고서를 통해 국내 시장은 장기적인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장기·고정금리 주담대를 통해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상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금리 인하기에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유리할 수 있지만, 금리가 오를 때 변동금리 차주가 짊어진 부담이 훨씬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금리가 1%포인트(P) 떨어지면 변동금리 차주의 추가 소비는 0.1% 증가하는 반면, 1%포인트 오를 경우 소비는 2.2%로 22배가량 더 큰 폭으로 떨어진다.
다른 한편에서는 장기·고정금리 주담대가 활성화되면 자칫 부동산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같은 대출금이라도 월 상환액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집을 구매하는 데 상대적으로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널뛰는 집값을 안정화하기 위해 잇달아 고강도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당국의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50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정책’ 추진을 암시하는 이미지를 게시하자 일각에서 집값 상승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표준모델을 우선 내놓는 것이지, 곧바로 상품이 출시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연내 표준모델 방향성을 정리해 발표할 계획이지만, 당장 시장에서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는 성격은 아니라며 “정책 설계가 즉각적인 수요 확대나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도 미온적 반응이라 실제 상품들이 본격 출시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기금리를 가져가면 기본적으로 대(對)고객 금리도 올라갈 수 있는 데다, 최근에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도 나타나면서 고정금리에 대한 수요가 더욱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주담대는 평균 만기가 3.5년 정도로 짧은데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시기가 오면 대부분 대출비교플랫폼 등을 통해 대환(갈아타기)을 많이 하기 때문”이라며 “은행 간 비대면 대출 갈아타기 등이 활성화되는 상황에서 장기 주담대를 가져가는 상황도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표준모델이 나온다고 해도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상품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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