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BoA 지분 팔고 갈아타
월가전설 켄 피셔도 비중확대
AI생태계 플랫폼에 승부수
월가전설 켄 피셔도 비중확대
AI생태계 플랫폼에 승부수
사상 최대 현금을 쌓아두고도 관망하던 워렌 버핏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에 6조원을 투입했다. 인공지능(AI) 중심의 기술주 강세가 이어지자 월가의 대표적인 가치투자자까지 AI 빅테크주에 올라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9월 30일 기준) 보유종목 보고서13F에 따르면 버핏은 지난 분기 알파벳 A클래스 주식 1784만주를 신규 매수, 약 43억4000만달러(약 6조3168억원)의 알파벳 주식을 사들였다. 단일 종목에 대한 이 같은 규모의 신규 매수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기존 최대 보유 종목인 애플과 금융주는 조정 대상이 됐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애플 지분 106억달러(약 15조4240억원)를 줄이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3719만주(19억2000만달러) 매도했다. 시장에서는 AI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을 정리하고 AI 생태계의 핵심 플랫폼 기업인 알파벳으로 갈아탔다는 설명이다. 버크셔는 같은 기간 알파벳과 더불어 보험사 처브도 약 12억1000만달러 규모로 사들이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월가의 또 다른 거물인 켄 피셔 역시 알파벳을 선택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셔 인베스트먼트는 3분기 알파벳 A클래스 주식 83만7893주를 추가 매수하며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전분기 대비 0.73% 확대했다.
AI 버블론 공포가 커지는데도 월가의 대표 투자 대가들이 일제히 구글을 택한 이유는 따로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알파벳이 AI 사이클에서 가장 견고한 캐시플로우와 인프라를 갖춘 종목으로 꼽고 있다.
최근 기술주 조정에도 불구하고 알파벳은 검색·유튜브 같은 소비자 서비스와 동시에 클라우드라는 핵심 AI 인프라를 보유해 AI 생태계 안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갖는다는 설명이다.
자체 TPU(텐서처리장치) 칩 기반의 원가 경쟁력과 방대한 데이터 자산을 감안하면 경기 변동이나 자금조달 환경 악화에도 버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다. 알파벳의 내년도 주가수익비율(PER) 전망치는 26.3배로, 마이크로소프트(32.4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피셔는 또 아이셰어즈 7~10년 만기 국채 ETF(IEF)를 28억달러어치 매수하며 3분기 최대 규모의 채권 투자를 단행했다. 월가의 헤지펀드 대가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아이셰어즈 MSCI 신흥국 ETF를 1억1000만달러, 아마존을 9600만달러 순매수하며 신흥국 및 일부 빅테크 노출을 확대했다. 반대로 마이크로소프트는 9970만달러, 일라이릴리는 7830만달러 매도해 고평가 대형주의 비중을 일부 축소했다.
디지털자산과 기술주 집중 투자로 유명한 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먼트는 비트마인 3억8800만달러, 테슬라 2억2800만달러를 순매수했다. 반면 가상자산거래소인 로빈후드는 3억9600만달러, 로블록스는 2억200만달러 규모로 정리했다. 신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