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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변한 트럼프, 엡스타인 문건 공개 표결 지지…‘백기’ 든 이유[나우,어스]

공화당 대량 이탈조짐에 백악관 부담…트럼프 ‘급선회’
218명 서명으로 표결 확정…트럼프의 막판 저지 실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웨스트 팜 비치의 팜 비치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 공개에 반대하라며 공화당 하원의원들을 설득해온 노력을 중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엡스타인 문건 공개안을 하원 본회의에서 표결할 경우 수십 명의 공화당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릴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이로 인해 트럼프의 갑작스러운 입장 선회는 백악관의 잠재적 굴욕을 피하려는 결정이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엡스타인 문건 공개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라며 “우리는 숨길 것이 아무것도 없고, 이제 이 민주당의 사기극을 넘어서야 할 때”라고 적으며 해당 표결을 공화당의 성과를 흐리는 ‘딴지걸기’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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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iz.heraldcorp.com/article/10547530

이는 수개월간 공개 반대를 주장해온 기존 입장에서의 극적인 선회다. 표결을 앞두고 진행된 대통령의 압박전은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오히려 유권자들이 물가 상승 등 생활비 부담에 예민해진 상황에서 이 사안이 더 큰 관심을 받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돌이켜보면 처음부터 문건 공개를 지지했어야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 전원과 공화당 의원 4명이 서명해 하원 조치 발동 요건인 218명 서명을 채우면서, 법무부에 엡스타인 관련 문건 제출을 요구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치게 됐다.

트럼프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단단히 버티라”고 압박해왔다. 그는 최근 “민주당은 사람들 시간을 낭비하길 원하고, 공화당 중에서도 멍청한 몇몇은 그걸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지난주 법무부에 민주당 인사들과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수사 착수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표결은 공화당 소속 토머스 매시(캔터키), 마저리 테일러 그린(조지아) 의원과 민주당의 로 카나(캘리포니아) 의원이 수개월간 추진해온 것이다. 이는 하원 의원 모두에게 문건 공개 찬반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도록 강제하는 효과를 갖는다.

공화당 의원들은 엡스타인 사건을 둘러싼 유권자 분노와, 문건 공개 요구가 공화당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려는 민주당의 전략이라는 트럼프의 주장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카나 의원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입장 선회 이전 “공화당에서 40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매시 의원도 ABC와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에서 100명 이상이 찬성할 수도 있다”며 필요하다면 트럼프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하원 3분의 2 이상 찬성까지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엡스타인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함께 사교 활동을 하던 사이였다. 트럼프는 2006년 엡스타인이 처음 체포되기 훨씬 전 관계를 완전히 끊었다고 주장해왔다. 엡스타인은 2008년 미성년자 상대 매춘 알선 혐의에 유죄를 인정했으며, 2019년 두 번째 체포 후 성매매·인신매매 공모 혐의로 기소된 뒤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이 지난해 3월 조지아주에서 열린 선거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연설을 하고 있다. [AFP]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가까웠던 그린 의원을 향해 엡스타인 표결을 추진한다는 이유로 트루스소셜에서 ‘배신자’, ‘명목만 공화당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그린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며 결별을 선언하기도 했으며, 2026년 공화당 하원 경선에서 그린을 겨냥한 도전자가 나서도록 공개적으로 독려하기도 했다.

2021년 의회에 입성해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그린 의원은 트럼프가 표결을 앞두고 공화당 의원들을 위협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린은 엑스(X·옛 트위터)에 “그는 다른 모든 공화당 의원들을 겁주기 위한 본보기로 나를 강하게 공격하고 있다”고 썼다. 또 CNN 인터뷰에서는 “왜 이걸 그렇게까지 강하게 막으려 드느냐,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이 이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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