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필요 낡은 규제들 공정위 제출
“1980년대 도입 동일인 지정제, 자연인 아닌 법인 중심 전환해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 과도한 형벌 등도 담아
“1980년대 도입 동일인 지정제, 자연인 아닌 법인 중심 전환해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 과도한 형벌 등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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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1980년대 도입된 동일인 지정제도, 2009년 지정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 등 낡은 규제를 담은 약 24건의 ‘공정거래 분야 제도 개선 과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경협은 1980년대 도입된 동일인 지정제도를 자연인이 아닌 법인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기업집단을 정의할 때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을 정한 뒤, 동일인이 단독 또는 관련자(특수관계인)와 함께 거느린 계열사들을 기업집단으로 포함시킨다. 동일인은 자연인 또는 법인으로 규정된다.
하지만 최근 상당수의 대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경영 의사결정도 자연인이 아닌 법인 이사회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 한경협은 법인만 동일인으로 지정하도록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동일인 지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동일인의 친족까지 규제 대상이 되는 것도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 기준인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또한 2009년 설정된 것으로 확대된 경제규모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중 약 78%가 중소기업에 해당해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4년부터 GDP(국내총생산) 연동 방식으로 지정 기준이 매년 조정되고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규정과 고정 금액을 유지하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제도 간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경협은 “공정위가 올해 초 업무 계획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의 GDP 연동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절대금액 방식의 현행 기준을 ‘경제 규모 대비 상대적 기준’으로 조정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형벌체계와 관련해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회사 특수관계인에게 기업집단 지정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이를 거부하거나 허위로 제출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실무적으로 회사가 아닌 동일인(자연인)에게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있으며, 동일인이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특수관계인 자료까지 확인·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동일인이 친족의 개인 재산이나 투자 내역까지 완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처벌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한경협은 단순 행정상 누락이나 착오에 대해서는 과태료 중심의 행정질서벌로 전환하고, 지정자료 제출의 법적 책임 주체를 기업집단의 대표 법인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공정거래법은 시장 공정성과 투명성을 지키는 핵심 법제지만, 시대 변화에 맞춰 제도 역시 함께 진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합리적 경영활동까지 제약하는 규제는 결국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공정위가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