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조달 개혁방안’
지자체 조달자율화 확대…조달청 단가계약 ‘의무→선택’
부정·특혜 조달 단속 위해 직권조사·원스트라이크아웃 도입
AI 가격조사·품질점검 6배 확대…혁신·기후테크 중심 전략조달 추진
지자체 조달자율화 확대…조달청 단가계약 ‘의무→선택’
부정·특혜 조달 단속 위해 직권조사·원스트라이크아웃 도입
AI 가격조사·품질점검 6배 확대…혁신·기후테크 중심 전략조달 추진
![]() |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획재정부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조달청 단가계약 중심의 중앙집중형 공공조달체계를 20여 년 만에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지방정부의 조달 자율권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수요기관 주도의 구매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자율성 확대에 따른 부패·불공정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감시·제재 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AI 기반 가격조사, 품질점검 확대, 혁신·기후테크 기업 지원 등 ‘전략 조달’ 기능까지 덧붙여 조달시스템 전면 재설계에 나선다.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조달체계 재설계 및 전략조달 강화를 위한 공공조달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조달의 투명성과 청렴성은 유지하면서 가격·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공공조달을 신산업 육성의 정책수단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지방정부 조달자율화, 부패 방지 장치는 ‘한층 강화’
![]() |
| [기획재정부 제공] |
우리나라 공공조달 시장 규모는 연간 225조원(GDP의 약 9%)에 달하지만, 조달청 단가계약에 대한 의무구매 비중이 높아 실제 구매 과정에서 선택권이 제약되고, 지역별 조달 특성과 수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정부 조사에서도 중앙조달의 투명성·청렴성 만족도는 97점이었지만 가격·품질·선택권 만족도는 87점에 머물렀다.
정부는 내년부터 경기도와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전자제품 120개 품목의 자율구매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실상 ‘선택구매’로 전환하는 첫 단계로, 2027년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중앙집중형 구조를 수요자·현장 중심 방식으로 바꾸는 구조개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율화 확대에 따른 부정 조달을 없애기 위해 지방정부가 자체 체결한 모든 계약정보는 수의계약까지 포함해 나라장터에 전면 공개된다. 조달청은 ▷부당한 규격 설정 ▷특정업체 편향 입찰 ▷경쟁 제한적 조건 부여 등 위반 정황이 포착되면 해당 지자체에 시정·개선 권고를 직접 내릴 수 있다.
특히 민원 제기 없이도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직접 조사할 수 있는 ‘직권조사제’를 새로 도입한다. 조사 거부 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조달 과정에서 비리가 적발되면 해당 지자체는 즉시 자율권이 회수되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가 적용된다.
또 지방정부 자율화 과정에서 중소기업·여성기업·장애인기업 등 약자기업의 구매 실적이 줄어드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시범 참여 지자체에는 최근 5년 평균 대비 약자기업 구매비중 95% 이상 유지 의무가 부과된다.
향후 제정될 ‘공공조달법’엔 우선구매 원칙과 사회적 책임 조달 기준이 명문화된다. 정부는 범정부 회의체를 통해 우선구매 실적을 상시 점검·공표해 정책효과 하락을 방지할 계획이다.
AI 가격조사·품질점검 6배 확대…‘가격·품질 중심’으로 체질 개선
가격과 품질관리 체계도 대폭 손본다. 우선 ‘공공전용 규격’을 폐지해 민간거래 규격 중심으로 단가 계약을 전환하고, 2026~2027년 AI 기반 가격비교·조사시스템을 도입해 시중가격 대비 적정성을 상시 자동 점검할 수 있게 한다. 가격 논란이 잦은 품목은 ‘중점관리 품목’으로 지정해 정례 조사와 결과 공개가 동시에 이뤄진다.
이와 함께 품질점검 대상을 기존 275개 안전물자에서 ▷단가계약 전체 1570개 품목으로 6배 가까이 확대한다. 우수조달물품에 대해서는 사후 관리와 규격 재검토를 강화하고, 용역사업에는 단계별 서비스 이행실적 평가를 도입해 실제 서비스 품질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조달기업에 대한 브로커 개입 차단, 상습 심사포기 업체 제재 등 공정경쟁 기반도 강화된다.
![]() |
| [기획재정부 제공] |
정부는 공공조달을 단순한 물품 구매 경로가 아닌 국가 신산업 전략의 핵심 도구로 활용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혁신제품은 2030년까지 누적 5000개로 확대하고 공공구매 규모는 2조5000억원+α로 늘린다. 생성형 AI 기반 행정지원 서비스, AI 로봇 등은 나라장터 등록을 확대하며, AI 특성에 맞춘 AI 전문평가제, AI 구매 면책제도도 도입된다. R&D검증조달해외진출로 이어지는 혁신기업 성장 사다리를 만들기 위해 해외실증 지원 예산(140억→200억), R&D 지원(30억→100억)도 대폭 늘린다.
산업안전 강화를 위해 중대재해 반복기업에는 ▷입찰참가 제한 ▷나라장터 판매중지 ▷적격심사 감점 등 강도 높은 제재가 가해진다. 공공건축물에는 ‘안전·품질관리 전문위원회’가 신설되며, 사고 위험이 높은 사업에는 안전역량을 갖춘 기업만 입찰할 수 있도록 제한경쟁이 적용된다.



